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검사들 “국민 납득 못시킨 수사에 자괴감”

등록 2010-12-26 19:51수정 2010-12-27 22:01

올해 논란을 낳은 검찰 관련 사건 수사(※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민간사찰 늑장수사·한명숙 무리한 기소 ‘파문’
‘스폰서·그랜저 검사’ 사건에 위기의식 심각
한쪽선 “지금 책임론 꺼내면 조직위기 키워”
“2010년 한 해 동안은 검사인게 부끄러울 지경”

민간인 불법사찰 ‘대포폰’ 의혹, 한명숙 전 국무총리 무죄에 이어 스폰서·그랜저 검사 파문까지, 검찰 처지에서 올 한해는 악몽과도 같은 시기였다. “2010년 한해 동안은 검찰에 몸담고 있는 게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재경 지검의 한 평검사는 <한겨레> 기자에게 이렇게 심경을 토로했다.

이 검사는 특히 ‘스폰서 검찰’ 파문 뒤 연이어 터진 ‘그랜저 검사’ 사건에 대해 심각한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그는 “사건 청탁의 대가로 그랜저를 받는 검사는 전체 검찰 가운데 극소수에 불과하겠지만, 그를 엄히 처벌하지 않고 무혐의 처분하는 순간 전체 검찰이 ‘그랜저 검사’가 된 꼴”이라며 “내가 만약 그 사건을 맡았다면 해당 부장검사를 구속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초임 검사 시절부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사를 해야 한다’고 배워왔는데, 사건 청탁을 받고 대학 후배인 평검사한테 전화를 넣고, 그 대가로 그랜저를 받는 부장검사를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랜저 검사’ 파문뿐이 아니다. 검찰 내부의 자성론은 올해 서울중앙지검이 처리한 대표적인 사건에 대해 고루 터져나왔다. 서울중앙지검 한 평검사는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 사건에 대해 “이 사건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부분은 뒤늦은 압수수색이었다”며 “공무원이 설마 증거를 인멸할까 하는 순진한 생각이 사건 전체를 어그러뜨렸고, 그 대가는 검찰 전체가 뒤집어쓰고 있다”고 당시 수사팀을 성토했다.

한 특수통 부장검사는 “검찰이 존경을 받기 위해서는 수사능력, 정치적 중립성, 청렴성에서 의심을 받지 않아야 하는데, 올 한해 검찰은 세가지 모두에서 치명상을 입었다”며 “특히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등 몇몇 사건들은 정치적 중립성에 어긋났다는 의심을 샀고, 결과적으로 무리하게 기소해 무죄까지 받아, 검찰 본연의 임무인 수사능력까지 의심받는 상황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 내부에선 여론의 뭇매에 대한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 책임론에 대한 반응이 대표적이다. 노 지검장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그랜저 검사 수사 결과에 자신이 있으며, 이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검찰이 흔들릴수록 내부가 견고하게 뭉쳐야 하는데, 지금 책임론을 말하는 것은 위기를 부풀리는 결과만 가져올 것”이라며 “검찰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정해진 법 절차에 따라 최선을 다하면 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부장검사는 “이 상황에서 또다시 조직 보호 논리에 기댄다면, 검찰 조직 자체가 위기에 놓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한해를 되돌아보는 검찰 안의 시각차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