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개각에 포함된 김영란(54) 신임 국민권익위원장은 ‘최초의 여성 대법관’으로 잘 알려져 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8월, 사법연수원 기수에 따라 순차적으로 이뤄지던 대법관 임명 관행이 깨어지며 연공서열을 10년 이상 뛰어넘는 파격적 발탁의 대상으로 대법관에 임명됐다.
김 신임 위원장은 6년의 대법관 임기 동안 △제사 주재자 여성 차별 반대·여성 종중원 인정 △대학교 시간강사의 ‘근로자성’ 인정 △사립학교에서 종교의 자유 인정 △새만금 공사를 인정한 대법관 다수의견에 반대 △상지대 임시이사의 정이사 선임을 무효로 판단한 다수의견에 반대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사건에 무죄를 선고한 다수의견에 반대하는 등 여성과 소수자의 입장을 판결에 반영하는 한편, ‘소수의견’을 통한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지난 8월 임기를 마치고 대법관직에서 물러나며 “앞으로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의 석좌교수로 자리를 옮겨 법조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다.
김 신임 위원장은 31일 개각 발표 직후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최근 위원장직을 맡아달라는 연락이 왔지만 여러 이유로 고사를 했다”며 “하지만 (청와대에서) 계속해서 강하게 요청을 해왔고, 정치적인 자리가 아니라는 생각에 수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갑자기 맡게 돼 권익위의 업무에 대한 준비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남편은 검사 출신으로 청소년보호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지낸 강지원(61) 변호사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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