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시 서포면 비토리에 있는 ‘토끼섬’은, 용궁에 갔던 토끼가 거북이를 타고 뭍으로 나오다가 바다에 비친 섬 그림자를 육지로 착각한 나머지 거북이 등에서 서둘러 내리다 물에 빠져 죽었다는 설화를 품고 있다.
국토해양부 국토지리정보원은 토끼해인 신묘년을 맞아 전국 154만여곳의 지명을 분석했더니 토끼와 관련된 이름을 지닌 곳이 모두 158군데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2일 밝혔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38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남 28곳 △충남 20곳 △경북 17곳 △전북 16곳 △충북 11곳 △경기 9곳 △강원 8곳 △제주 3곳 △광주·대전·인천이 각 2곳 △부산·울산이 1곳씩이다. 마을 이름이 74곳으로 가장 많고, 계곡(24곳), 섬(19곳), 산(14곳), 고개(8곳), 평야(7곳) 순이었다.
충남 논산시 은진면 방축리의 고개 이름 ‘작은토끼재’처럼 81곳엔 토끼가 그대로 들어가 있고, 39곳에는 ‘토끼 토(兎)’가 붙어 있다. 또 토끼를 뜻하는 글자는 없지만 지명의 유래에서 토끼가 반영된 곳이 32군데다. 전남 영광군 홍농읍 단덕리에 있는 마을 이름 ‘토골’처럼 지세가 토끼를 닮아 붙여진 지명도 77곳이나 된다. 이 가운데 옥토끼가 보름달을 바라본다는 ‘옥토망월형’ 지형은 풍수가들이 명당이라 치는 곳으로, 강원도 삼척시 하장면 토산리의 ‘토산’ 등 21곳이 이런 유래를 지녔다.
실제로 토끼가 많이 살았던 고장도 있다. 충북 음성군 생극면 팔성리의 ‘토끼실’은 뒷산에 토끼가 많이 살고, 전남 신안군 신의면 하태동리의 ‘토도’는 예전에 토끼를 기르던 섬이며, 경북 성주군 금수면 후평리의 ‘토구재’는 토끼가 자주 다니던 길목이었다. 국토지리정보원 이교영 국토조사과장은 “신묘년에서 토끼를 뜻하는 ‘묘(卯)’는 농사를 시작하는 음력 2월이며, 시간으로는 농부들이 들판에 일하러 가는 오전 5∼7시로 조상들은 토끼를 번창함과 부지런함의 상징으로 여겨 지명에도 많이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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