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학비 대려 밤낮 일해
유족 “안전관리 미비 탓”
유족 “안전관리 미비 탓”
3일 새벽 0시43분께 서울 지하철 강남역 지하쇼핑센터 리모델링 공사현장에서 소형 굴착기가 뒤집혀 운전자 김영갑(55)씨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콘크리트 철거물을 옮기던 굴착기가 바로 앞에 파인 1.5m 구덩이로 굴러떨어지면서 난 사고다. 두 자녀의 대학 등록금을 벌려고 집을 나섰던 가장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오자 유족들은 오열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운전자 과실 여부 등을 조사중”이라고 밝혔지만, 사고 현장을 둘러본 유족들은 “안전관리만 제대로 됐어도 막을 수 있었던 인재”라고 주장했다. 김씨의 동생 김영섭(51)씨는 “(공사현장이) 동굴이 따로 없었다”며 “누군가 수신호를 해주지 않으면 바로 앞도 분간하기 힘든 열악한 상황에서 형이 홀로 작업을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유족들의 항의에 공사현장 관계자는 “죽을죄를 졌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은 김씨가 강남역 공사현장에 투입된 첫날이었다. 유족들은 “애초 3일 아침부터 출근하기로 돼 있었는데 갑자기 2일 저녁에 나오라고 연락이 와서 저녁 8시께 출근했다”고 전했다. 시공사인 태영건설 관계자는 “김씨는 협력사에 채용된 인력으로, 안전 교육을 제대로 했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중”이라고 했다.
10년 동안 굴착기 운전으로 생계를 꾸려온 김씨는 대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지인들은 김씨가 두 자녀의 한해 등록금 천여만원을 벌려고 밤낮으로 일해왔다며 슬퍼했다. 김씨의 처제 조아무개(45)씨는 “형부는 지난달에도 쉬지 않고 일만 했고, 언니도 파출부로 일하며 아이들 학비를 벌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임지선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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