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 후보 출사표
‘일자리 창출’ 앞다퉈 공약
민변 소속 12년만에 출마
‘일자리 창출’ 앞다퉈 공약
민변 소속 12년만에 출마
율사들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은 요즘, 2년 만에 돌아온 변호사회 선거로 술렁이고 있다. ‘사법연수생 1천명’ 시대의 첫 수료생들이 2004년 쏟아져 나온 뒤 변호사 경력 5년 이하인 ‘청년 변호사’들이 급증했는데, 내년에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들도 대거 배출될 예정이어서 후보자들이 기존 청년 변호사들을 끌어안을 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일부 후보는 일자리 약속에 더해 보수화·이익집단화한 변협의 ‘야성’을 되찾자는 공약도 함께 내걸었다.
특히 전체 변호사의 80%에 달하는 7500여명의 변호사가 소속된 서울지방변호사회장 선거는 역대 최다인 7명의 후보가 출마해 누구도 ‘승소’를 예측할 수 없는 혼전을 벌이고 있다. 김갑배(59·사법시험 27회), 나승철(34·45회), 윤상일(55·19회), 오욱환(51·24회), 정태원(56·25회), 조용식(51·25회), 최정환(50·28회, 이상 가나다순) 변호사가 출마했는데, 눈에 띄는 것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인 김갑배 변호사다. 민변 계열 후보가 변회 선거에 나온 것은 1999년 김창국 변호사가 대한변협회장에 선출된 뒤 12년 만이다.
민변 소속임에도 김 변호사의 공약은 역시 청년 변호사의 일자리 확보에 방점이 찍혀 있다. △서울시내 25개 구청에 법률센터 설치를 통한 사건수임 확대 △법원이 관장하는 소송구조제도의 변호사회 이관 △국회·행정부·지방자치단체 등의 변호사 충원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와 함께 ‘법원·검찰 권력을 견제하는 재야성 회복’, ‘인권옹호를 통한 변호사의 자존심 회복’, ‘최종근무지 사건수임 제한’(전관예우 근절) 등을 통해 “변호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한다는 복안도 내세웠다.
김 변호사는 16일 “화려하고 속시원한 구호만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국민의 권익과 인권을 옹호해 변호사회의 위상과 신뢰를 높여야 국민들도 우리들의 요구를 진정성 있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2003년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이사, 2005년 국가청렴위원회 위원 등을 지낸 김 변호사의 러닝메이트로는 여성인 김삼화(49·27회) 변호사가 제1부회장, 검찰 출신인 금태섭(44·34회) 변호사가 제2부회장 후보로 뛰고 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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