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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리영희 선생 극락 가시라 빌면 이땅을 극락 만들라 호통칠 것”

등록 2011-01-23 20:17수정 2011-01-24 08:38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 법왕루에서 열린 리영희 선생 49재에서 명진 스님이 헌화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 법왕루에서 열린 리영희 선생 49재에서 명진 스님이 헌화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명진스님, 49재 추모사…현 정권 신랄한 비판
지난해 12월5일 별세한 리영희 선생의 49재가 22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봉은사 법왕루에서 고인의 가족과 추모객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봉은사 주지를 그만둔 뒤 3개월여 만에 다시 봉은사를 찾은 명진 스님은 추모사를 통해 현 정권에 대해 거침없이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명진 스님은 “1980년대 성동구치소 독방에서 읽었던 <전환시대의 논리>와 <우상과 이성> 두 권의 책이 내 인생을 바꿨다”며 “선생은 내가 극락 가시라고 빌면 ‘나 극락 안 가네, 이 세상을 극락으로 만들어보시오’라고 호통을 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리영희 선생이 극락왕생하길 바라지 않는다”며 “형형한 눈빛으로 우리가 잘못된 길을 걸어가면 꿈속에라도 나타나 꾸짖어달라”고 말했다.

또 명진 스님은 “긴 숟가락을 가진 이들이 서로 먹으려는 곳이 지옥, 서로 먹여주는 곳이 극락인데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떠냐”며 “내 입에만 밥을 넣으려고 욕심부리고 밥상 뒤엎고 때려 부수는 세상이 아닌, 리영희 선생이 원하는 ‘서로의 입에 밥을 떠넣어주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명진 스님은 지난해 11월9일 조계종 총무원이 봉은사를 직영 사찰로 전환하는 안건을 통과시킨 뒤 봉은사를 떠나 현재 경북 문경시 가은읍 봉암사에서 수도중이다.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도 추도사에서 “남북 문제와 노사 갈등, 4대강 문제 등 온갖 나랏일이 어지러운데 지혜롭고 용기있는 국가적 인물이 타계해 비통하다”고 말했다. 정희성 시인은 이날 ‘눈 밝은 사람 리영희’라는 제목의 추모시를 발표했다.

리영희 선생의 부인 윤영자(79)씨는 “이렇게 훌륭한 49재를 마련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며 “우리 가족, 앞으로도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이날 49재에는 봉은사 주지 진화 스님과 구중서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정연주 전 <한국방송> 사장, 이덕우 변호사, 정범구 민주당 의원,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양상우 한겨레신문사 사장 당선자, 권태선 <한겨레> 논설위원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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