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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나무 같았던 분…이제 어디에 기대나”

등록 2011-01-23 20:51수정 2011-01-24 08:32

소설가 박완서씨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23일 조문객들이 고인의 영정에 꽃을 바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소설가 박완서씨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23일 조문객들이 고인의 영정에 꽃을 바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소설가 박완서 타계] 빈소표정
독자·문인들 2천여명 발길
열정어린 작가정신 되새겨
소설가 박완서씨의 장례 이틀째인 23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는 고인과 고인의 작품을 사랑했던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후까지 2000여명이 빈소를 다녀갔고, 후배 문인들은 밤새도록 빈소를 지켰다. 장례식장은 거대한 ‘문학동네’였다.

소설가 박범신(64)씨는 “선생은 영정 사진의 온화한 미소처럼 따뜻한 인간주의가 넘쳤던 분”이라며 “최근까지도 단편을 집필하실 정도로 현역 정신이 투철했고, 나이나 권위에 기대지 않는 모습이 모든 문인들에게 귀감이 됐다”고 추억했다. 소설가 임철우(57)씨도 “40살에 등단하신 것도 놀라운데 40년 동안 젊은 작가들을 능가할 정도로 정력적으로 활동하셨다”며 “글쓰기에 대한 애정과 성실성에 젊은 작가들이 기가 죽을 정도로 대단한 분이셨다”고 안타까워했다. 시인 김용택(63)씨는 “근래 소식이 없으시기에 집필하고 계신다 생각했다”며 “꽃 피는 봄이 오면 꼭 한번 같이 자리하고 싶었는데 너무도 아쉽다”고 말했다.

문단의 원로들도 허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시인 정현종(72)씨는 “지난해 팔순 잔치 때 동년배 문인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박완서 선생을 본 게 마지막이었다”며 “살아계실 때의 환한 표정처럼 환한 공간으로 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인 황동규(73)씨도 “문학의 기둥이 사라졌다. 기둥이 뽑히면 다시 심을 수 있지만 사라진 자리는 어떻게 할 수 없다”며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소설가 고 이청준씨의 부인 남경자씨는 “영정 사진 속의 해맑게 웃으시는 모습을 보니 그립고 마음이 아프다”며 “오래 사실 줄 알았더니…”라고 말끝을 흐렸다.

은희경, 윤대녕, 이병률, 김연수, 윤성희, 하성란, 이승우, 편혜영, 김애란, 김중혁 등 후배 작가들은 한 테이블에 모여 앉아 오래도록 작가를 추억했다. 김연수(40)씨는 “박완서 선생은 후배 문인들에게 나무 같은 분”이라며 “기댈 수 있는 나무가 없어진 어린아이 같은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빈소에는 배우 최불암, 안성기씨와 정동영 민주당 의원,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가 조문했으며, 이명박 대통령과 김황식 국무총리 등도 조화를 보내 고인을 애도했다.

유족으로 장녀 호원숙(작가), 차녀 원순, 3녀 원경(서울대 의대 교수), 4녀 원균씨 등 딸 넷과 사위 황창윤(신라대 교수), 김광하(도이상사 대표), 권오정(성균관대 의대 학장), 김장섭(대구대 교수)씨 등이 있다. 장례미사는 25일 오전 10시 경기 구리시 토평동성당에서 열린다.

임지선 박보미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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