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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신용카드 포인트를 깨워라

등록 2011-01-30 18:54

신용카드 포인트 기부 방법
신용카드 포인트 기부 방법
버려지는 포인트 연 900억
‘쉽고 믿음가게’ 개선 필요
대기업에 취직한 지 2년이 지난 직장인 백아무개(29)씨는 최근에야 대학 학자금 대출을 모두 갚았다. 아직 미혼인 그는 “그동안 여유가 없었는데, 이젠 조금씩 주변도 돌아봐야 할 것 같고 이런저런 소액 나눔 활동에도 눈길이 간다”고 했다. 하지만 백씨는 “생각은 있는데 야근도 잦고 주말에는 부족한 잠을 자느라 마음만큼 나눔 활동에 공들이는 게 잘 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젊은 세대답게 그는 쉽고 빠른 나눔을 선호하고, 당장 자신의 나눔이 어디에 쓰이고 어떤 변화를 줄 수 있는지를 궁금해한다. 연말에 큰 단체나 방송에서 에이아르에스(ARS)로 모금하는 것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신 그는 신용카드 포인트 나눔이나, 일대일로 연결해 소액을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방식을 좋아하고, 또 자신이 뜻을 함께하는 작은 단체를 지정해 후원금을 내길 원한다고 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공동모금회 현황과 기부문화’ 보고서에도 “온라인 기부, 폐휴대폰 기부 등 다양하고 손쉬운 기부 프로그램의 활성화가 개인 기부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나눔단체 실무자들도 “개인 기부자들이나 기부를 문의하는 사람들은 보다 쉽고 투명한 모금을 원하는 추세”라고 입을 모은다. 개인의 소액 나눔 문화가 더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쉽고 믿을 수 있고, 친절한 기부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바쁜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이 가장 손쉽게 나눔을 실천할 수 있고,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가 바로 신용카드 포인트 나눔이다. 각 카드회사들도 포인트를 이용한 나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시스템을 보면 여전히 불 친절하다는 지적이 많다. 백씨의 경우엔 카드회사 누리집의 기부 코너를 찾느라 한참을 헤맸다고 한다. 그는 “카드 상품 출시 같은 이벤트는 팝업창으로 열심히 홍보하지만, 내가 쓰는 카드의 경우 나눔 코너를 찾으려면 몇차례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노출하거나 매달 발송되는 청구서에 이런 내용을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매출액 기준 상위 10개 카드사의 고객들이 지난해 포인트로 기부한 금액은 6억200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유효기간 5년이 지나도록 사용하지 않아 버려지는 신용카드 포인트는 한해에 평균 900억원에 이른다. 카드사들이 포인트를 나눌 수 있도록 좀더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기부 방법을 좀더 쉽게 한다면, 고객들의 몫인 이 돈(포인트)은 카드사가 아니라 어려운 이웃들이나 좀더 의미 있는 곳에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카드사들이 고객들에게 나눔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혀줄 필요도 있다. 신용카드 회원이 카드회사 누리집의 포인트 기부 관련 코너에 들어가면 정해진 단체에 포인트를 기부하도록 돼 있는데, 회원들이 단체를 선택할 수 있더라도 대부분 3~10개의 나눔단체와 연결돼 있어 다양성이 부족한 편이다. 또 일회성 기부가 대부분이고, 자신의 포인트가 어디에 쓰이는지 쉽게 알 수 없는 구조다. 인터넷 활용 능력이 떨어지는 장년층, 노인들에게는 기부절차가 여전히 어렵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백혈병, 소아암 등 난치성 질병 환자 돕기’ 등 유형별로 나눔을 선택할 수 있게 하고 도움을 받은 대상자의 소식을 전하는 카드회사도 있다. 또 회원들에게 목표치를 제시하고 목표 포인트를 채우면 카드회사가 돈을 더해 특정 나눔 사업에 기부하는 좋은 사례도 있다. 별도의 누리집을 운영하거나 에이아르에스로 포인트 기부를 할 수 있도록 고객을 배려하는 경우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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