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5만원권…경찰, 수사 나서
폭발물로 의심받아 신고된 상자 안에서 현금 10억원이 발견돼 그 출처와 용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9일 오전 9시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백화점 10층 ㅅ물류회사 창고에 폭발물로 보이는 상자 2개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직원들을 출동시켰다. 경찰은 현장에 있던 직원 20여명을 대피시키고 경찰특공대와 폭발물처리반을 불러 해체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상자 안에서는 폭발물이 아닌 현금 10억원이 나왔다. 경찰은 “우체국택배 로고가 찍힌 가로 36㎝, 세로 30㎝, 높이 20㎝ 크기의 상자 2개에 각각 5만원짜리 지폐 8억원어치와 1만원짜리 지폐 2억원어치가 들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상자는 지난해 8월 강아무개(28)씨가 ㅅ물류회사에 1년 동안 보관해 달라며 현금으로 약 200만원을 주고 맡긴 것으로 파악됐다. 폭발물 신고를 한 ㅅ물류회사 대표는 경찰 조사에서 “물류창고를 경기도로 옮기려고 상자 주인에게 연락했으나 휴대전화가 정지돼 있고 상자도 꽤 무거워 폭발물로 의심하고 신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상자를 맡긴 강씨의 신원 파악에 나섰다. 이병국 영등포서 형사과장은 “강씨가 지난해 상자를 맡기면서 적어놓은 주민번호를 조회했지만 허위 번호로 드러났다”며 “사용이 정지된 휴대전화의 통신사를 상대로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현재까지는 개인이 물류회사와 정상적인 거래를 한 것이어서 범죄 여부를 의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지만, 보관자의 신원을 확인해 돈의 출처와 성격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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