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2차 환경오염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경기 고양시는 매몰지 86곳에 비닐하우스를 설치하고 있다. 고양시는 비닐하우스 설치로 구제역 예방과 오염 차단, 예산 절감 등 1석3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고양시 제공
동두천, 유용미생물 살포 악취줄여
고양, 매몰지 86곳 비닐하우스 덮어
경기도 “2주마다 침출수 뽑아 처리”
고양, 매몰지 86곳 비닐하우스 덮어
경기도 “2주마다 침출수 뽑아 처리”
구제역 사태로 소·돼지 335만여마리를 파묻은 전국 곳곳의 매몰지에서 침출수 유출 등 2차 피해 우려가 커지는데도 정부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자, 지방자치단체들이 매몰지 오염을 줄일 갖가지 대책을 짜내고 있다.
동두천시 등 경기도 지역 상당수 시·군에서는 구제역 가축 매몰지에 유용미생물(Effective Micro-organism·이엠), 구연산과 섞은 유산균, 바실루스균 등 친환경 미생물을 살포해 악취 제거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최근 매몰지 악취 최소화 대책으로 이엠 등 미생물을 시범적으로 쓰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11일부터 이엠을 본격 투입해온 동두천시는 돼지 2000마리 이상을 묻은 상패동 매몰지 4곳의 악취를 포집해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맡긴 결과, 이엠을 투입한 매몰지가 투입하지 않은 매몰지에 견줘 악취가 최고 300배 적게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 북부지원 관계자는 “경기 북부지역에서 이엠을 살포한 매몰지 주변에서 악취를 거의 느낄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동두천시 매몰지 안 침출수 유공관의 악취 농도를 1월11일~2월15일 4차례 분석했으며, 이엠을 투입한 매몰지는 ‘공기 희석 배수’가 10~30배, 투입하지 않은 곳은 최고 3000배로 나타났다. 희석 배수가 10배라면 악취를 희석하는 데 필요한 공기량이 10배라는 것을 뜻한다. 현행 악취방지법에 악취 배출 시설의 배출허용기준은 시설부지 경계를 기준으로 희석 배수 15배 이내로 정해져 있다.
동두천시 말고도 고양시·포천시·남양주시·양주시·연천군 등 경기 북부 상당수 지역에서 2차 오염 방지를 위해 이엠을 쓰고 있다.
파주시가 개발한 미생물 바실루스균, 광주시가 개발한 구연산 섞인 유산균도 경기도 전역에 널리 공급돼 악취 제거와 사체 분해 촉진에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시는 이와 함께 구제역 매몰지에 빗물 유입을 차단하고 침출수 유출과 매몰지 함몰·유실 따위를 줄이려고 매몰지 86곳에 비닐집을 지어 덮기로 했다. 고양시 관계자는 “비닐하우스 설치로 야생조류나 동물의 접근을 막고 구제역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하는 효과도 있다”며 “매몰지 함몰 부분의 복토와 저류조 관리 등에 쓸 비용 등을 감안하면 하우스를 설치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비닐집 설치 비용은 3.3㎡당 4만5000원으로 총 1억여원이 들 예정이다.
한편 경기도는 도내 매몰지 2331곳 가운데 팔당 상수원 수질오염이 우려되는 ‘팔당호 상수원 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 안 매몰지 137곳과 하천과 인접한 매몰지 149곳 등 286곳을 집중관리대상으로 정하고, 2주마다 매몰지에 생성된 침출수를 뽑아올려 폐수 처리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고양/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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