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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복지부 ‘TV 정책홍보 쇼’

등록 2011-02-22 20:15수정 2011-02-22 21:30

2010년 정부부처의 방송 프로그램(예능·드라마) 주요 제작지원 현황
2010년 정부부처의 방송 프로그램(예능·드라마) 주요 제작지원 현황
쇼 음악중심·시크릿가든 등
혈세 4억5천만원 쏟아부어
작년 예능·드라마 제작에
환경부는 1억2천만원 지원
교과부·노동부도 2천만원
#1. 지난달 종영한 <에스비에스>(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1월16일 방송분을 보면 극중 오스카(윤상현)가 금연홍보대사로 위촉되는 장면이 나온다. 지난해 12월19일 방송분에선 담배를 피는 사람에게 극중 조연이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시면 안 되죠”라고 지적하는 장면이 3분가량 전파를 타기도 했다.

#2. 지난해 9월18일 <문화방송>(MBC) 예능프로그램 ‘세바퀴’에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 가장 많이 신경써야 하는 것은?’이라는 문제로 퀴즈를 푸는 장면이 나온다. 연예인들이 퀴즈를 풀고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3분 가량 이어졌다.

두 예능 프로그램 속 장면에는 공통점이 있다. 두 프로그램 모두 금연과 음식물 쓰레기 등 공공성이 강한 내용을 다루며 정부 부처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시크릿 가든’에는 보건복지부가 5000만원을, ‘세바퀴’에는 환경부가 2000만원을 각각 지원했다. ‘시크릿 가든’은 애초 복지부가 금연 홍보를 위해 1억5000만원을 지원하기로 계획을 세워 논란을 낳기도 했었다.

정부 부처의 방송 프로그램 지원이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넘어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 지원을 통해 정부 정책을 간접 홍보하는 것이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정부 15개 부처와 국민권익위원회 등 16개 중앙행정기관을 상대로 ‘2010년 1월1일부터 2011년 1월17일까지 제작 지원한 방송 프로그램·드라마·영화 현황’을 정보공개청구해 받은 자료를 보면 이러한 양상이 두드러진다.

16개 중앙행정기관 가운데선 환경부와 복지부가 지난해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을 ‘정책 홍보’의 장으로 자주 활용한 것으로 나타난다. 환경부는 ‘세바퀴’ 외에도 엠비씨의 ‘우리 결혼했어요’와 ‘무한도전’에 각각 2000만원과 8000만원을 지원했다. ‘우리 결혼했어요’에는 녹색생활을 알린다는 게 이유였으며, ‘무한도전’에는 지난해 12월18일과 12월25일의 탄소특집에 지구온난화를 경고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는 이유로 예산이 지원됐다.

복지부는 엠비씨의 ‘꽃다발’과 음악 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에, 에스비에스의 ‘도전100곡’과 ‘스타부부쇼 자기야’에 각각 예산을 지원했다. 금연 홍보와 저출산 고령화에 대한 국민인식 개선을 유도한다는 이유로 모두 4억4450만원이 지원됐다.

기획재정부는 <한국방송>(KBS)의 ‘출발 드림팀’에 2200만원을, 교육과학기술부는 에스비에스의 ‘붕어빵’에 2750만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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