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로비’ 의혹 등이 불거지자 국세청장직에서 물러난 뒤 미국에 머물렀다가 돌연 귀국한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검찰은 이날 한 전 청장을 상대로 그림 로비와 청장 연임 로비, 태광실업 특별세무조사 과정의 직권남용 의혹 등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그림상납·인사청탁 로비 등
혐의내용 대부분 ‘부인’
혐의내용 대부분 ‘부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최윤수)는 28일 한상률(58) 전 국세청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이날 밤 12시를 넘기면서까지 한 전 청장을 상대로 △인사 청탁을 위한 그림 로비 △현 정부 실세에 대한 연임 로비 △태광실업 특별세무조사 과정에서의 직권 남용 등 민주당 등이 고발한 혐의 사실을 중점조사했다. 그러나 한 전 청장은 관련 내용을 모두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참고인 조사 뒤 한 전 청장 추가 소환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한 전 청장은 이날 오후 2시께 변호인과 함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해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한 전 청장은 2007년 1월 인사 청탁과 함께 고 최욱경 화백이 그린 <학동마을>을 전군표(57·가석방) 당시 국세청장에게 상납하고, 2008년 12월 경북 포항에서 이명박 정권 실세들에게 골프 접대를 하는 등 국세청장 연임 로비를 한 혐의로 고발됐다. 그는 또 ‘박연차 로비’ 수사의 계기가 됐던 태광실업 특별세무조사 과정에서 국세청의 ‘중수부’로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을 투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한 전 청장이 2009년 출국한 뒤, “제17대 대선 당시 도곡동 땅이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의 소유라는 사실을 포스코 세무조사 과정에서 확인했다”고 주장한 안원구(51·수감중) 전 국세청 국장과의 대질신문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한 전 청장이 유명 주류업체 ㄷ사 등에서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았다는 첩보도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청장은 2009년 1월 그림 로비 의혹 등이 불거지자 국세청장직에서 물러나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1년11개월 만인 지난 24일 갑자기 귀국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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