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구매전표 등 확보
한상률(59) 전 국세청장의 로비 의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최윤수)는 3일 한 전 청장의 집과 그가 인사청탁에 사용한 그림 <학동마을>을 구입한 곳으로 알려진 서미갤러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께 검사와 수사관 20여명을 경기 고양시에 있는 한 전 청장의 집과 서울 종로구 가회동의 서미갤러리, 강남구 청담동 서미앤투스에 보내 한 전 청장이 그림을 샀다는 시기의 구매 전표와 관련 메모 등 각종 문서와 기록을 확보했다. 서미갤러리는 한 전 청장의 지시를 받은 부하직원이 고 최욱경 화백의 그림 <학동마을>을 구입했다는 곳이다.
검찰은 한 전 청장이 국세청 차장이던 2007년 1월 전군표(58·가석방중) 전 국세청장에게 이 그림을 선물하고 나서 몇 달 뒤 한 전 청장의 경쟁자였던 다른 고위 간부가 사직하게 된 과정에 대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직무 관련성 여부 등을 캐고 있다. 그러나 한 전 청장은 앞선 소환 조사에서 “대가성 없는 선물일 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학동마을>의 정확한 감정가를 확인하기 위해 이르면 4일 새로운 감정기관에 감정을 의뢰할 계획이다. 앞서 검찰은 2009년 12월 1차 감정에서 ‘2007년 초 당시의 그림 가격을 알 수 없다’는 회신을 받은 바 있다.
검찰은 또 안원구(52·수감중) 전 국세청 국장이 제기한 ‘도곡동 땅’ 의혹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검찰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차명소유 의혹이 나돌았던 도곡동 땅 의혹도 수사를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언론 등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수준으로는 조사를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검찰은 혐의사실을 밝히는 곳이지 의혹을 밝혀내는 기관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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