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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한상률 뒤에 ‘숨은 몸통’ 있나

등록 2011-03-15 08:23

검찰 내부서도 ‘비호세력’ 의심
“그런데 계좌추적을 진짜 안 하고 있는 게 맞아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한 전 청장과 그 주변인물들의 계좌추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지방검찰청의 한 간부검사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되물었다. 비리 의혹으로 낙마한 뒤 돌연 출국해 결과적으로 2년 동안 검찰 수사를 피한데다, 뒤늦게 시작된 수사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세청장 재임 때 알게 된 내밀한 정보를 의식해 그를 비호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추측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한 전 청장은 참여정부 시절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 차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쳐 2007년 11월 국세청장이 됐다. 이 시기에 한 전 청장은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와 그 가족의 재산내역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정권교체 뒤 한 청장에게 ‘엠비(MB) 파일’을 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다른 친이 핵심 의원은 “오히려 한 전 청장이 이상득 의원에게 정 의원의 요구를 이야기해 이명박 대통령이 ‘왜 쓸데없는 짓을 하느냐’고 정 의원에게 심하게 화를 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이 일화는 한 전 청장이 자신의 ‘고급정보’를 어떤 식으로 활용했는지를 짐작하게 하는 사례로 정치권에서 거론됐다. 실제로 한 전 청장은 이명박 정부에서도 국세청장 자리를 지켰고, ‘박연차 로비’ 수사의 단초가 된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이끌었다.

한 전 청장은 2009년 1월 ‘그림 로비’ 의혹이 폭로되면서 사퇴했지만 즉각적인 검찰 수사는 피할 수 있었다. 청와대와 검찰이 수사착수를 놓고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사이에 미국으로 출국해버린 것이다. 야당은 한 전 청장을 강제소환하라고 요구했지만 김경한·이귀남 등 역대 법무부 장관은 “범죄 혐의가 없어 범죄인 인도청구를 할 만한 구속 사안이 아니다”라는 소극적 답변만 되풀이했다.

검찰은 한 전 청장이 귀국하자 지난 3일 뒤늦게 한 전 청장의 집 등을 압수수색했고 공직자 재산등록 목록에 없던 그림 10여점을 압수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림 로비’ 뇌물 혐의에 출처가 의심스러운 또다른 그림까지 확보하고도, 검찰은 계좌추적이 필요한 단계가 아니라는 해명만 하고 있다. 검찰이 수사하기엔 한 전 청장이 여전히 버거운 상대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지방검찰청의 한 검사는 “한 전 청장을 비호하는 세력이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며 “외압이 있는 건지, 수사팀의 자체 판단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전 청장의 혐의는 정상적인 수사를 통해 샅샅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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