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엄마 찾아” 감동
“방사능 물질 한국온다” 괴담도
“방사능 물질 한국온다” 괴담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촘촘한 네트워크와 폭넓은 전파력을 과시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일본 현지에 있는 가족들의 생사까지 확인해줘 화제가 되고 있다.
박선영(33)씨는 지난 11일 동일본 대지진 직후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시에 사는 어머니와 연락이 끊겼다. 전화가 불통이라 애를 태웠던 박씨는 이날 트위터에 “센다이에 계신 엄마를 비슷하게라도 아신다면 연락주세요. 김영숙, 57세, 키 155 정도. (어머니의) 일본인 남편과 시아버지가 계세요. 도와주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박씨의 글은 일본어로 번역돼 리트윗됐고, 이틀 뒤인 13일 오후 낯선 일본인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당신 어머니에게 ‘딸이 찾고 있으니 연락하라’고 문자를 남겼다”는 내용이었다. 이 전화를 받기 10분전 이미 박씨의 어머니로부터 “무사히 살아있다”는 전화가 오긴 했지만, 박씨는 “그분께서 자기 일도 아닌데 직접 국제전화까지 해줘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김은정(@freelancer_kim)씨도 트위터에 “11일 센다이의 쓰나미 현장에 있던 문홍만씨가 가족에게 ‘산으로 대피중’이라는 메시지를 남긴 채 연락이 끊겼다”는 글을 남겼다. 100여명이 이 글을 리트윗했다. 그리고 지난 15일 김씨는 다시 트위터에 “문홍만씨가 오늘 아침 이시노마끼의 한 중학교로 이동하셨다는 카카오톡 문자를 받았습니다. 리트윗해주신 모든 트위터러님들 정말 감사합니다”는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이런 신속한 전파력이 부작용을 낳는 경우도 있다. 지난 15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방사능 물질이 한국에 상륙할 것’이라는 유언비어가 트위터를 통해 급속히 유포됐다. 이날 오후 사실무근이라는 기상청의 발표가 리트윗되면서 이 유언비어가 잦아들긴 했지만, 한바탕 소동으로 제법 많은 사람들이 불안감을 느껴야 했다. 경찰은 최초 유포자를 추적해 처벌하겠다고 나섰다.
지진 직후부터 지금껏 일본 언론의 주요 보도를 알리고 현지에서 자신이 직접 보고 느낀 현장 상황을 트위터(@concorde76)로 전하고 있는 김홍기(35)씨는 “서로의 상황을 공유하는데 트위터만큼 빠른 것이 없다”면서도 “유언비어나 오래된 정보가 리트윗되는 것은 SNS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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