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협 “대피소 명단서 봤다는 증언…생사확인 여전히 못해”
일본 동북부 대지진으로 연락이 끊긴 위안부 피해자 송신도(89) 할머니(<한겨레> 15일치 10면)를 찾기 위해 한국과 일본 현지 관계자들이 다양한 경로로 확인 작업을 하고 있지만, 지진 발생 일주일째를 맞은 18일까지도 그의 소재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아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이날 오후 “지난 17일 저녁 도쿄에 있는 ‘재일조선인 위안부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으로부터 송 할머니가 대피소 명단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일본 의 한 관계자가 16일 미야기현의 한 대피소를 찾아갔는데, 이 대피소의 대피자 명단에서 할머니의 이름을 봤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대피소에서 송 할머니를 찾아다녔지만 매서운 추위 속에 대피자가 7천여명이나 돼 끝내 찾지 못했다는 게 정대협 쪽의 설명이다.
정대협은 누리집에 올린 글을 통해 “현재로서는 확답할 수 없지만 할머니가 대피소에 대피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일본 현지 지원모임 사람들과 할머니가 안전하게 만날 때까지 계속 할머니의 건강과 구조를 위해 기도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또 정대협은 “힘든 전쟁터에서 살아남으셨고, 전후 일본 사회에서 당당히 살아오셨기 때문에 잘 견디고 계실 것”이라며 무사귀환을 기원했다.
송 할머니는 일본 거주 위안부 여성 가운데 자신이 위안부 출신이었음을 공개적으로 밝힌 유일한 생존자로, 1993년부터 2003년까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사죄와 보상을 요구하며 긴 법정투쟁을 벌였으나 패소했다. 그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감독 안해룡)가 2009년 한국에서 개봉되기도 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