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씨가 출간한 〈4001〉
자서전 ‘4001’ 에서 유력언론사 문화부 기자가 ‘성추행’ 폭로
누리꾼들 트위터 통해 정보 주고받으며 ‘이 사람인듯’ 지목
누리꾼들 트위터 통해 정보 주고받으며 ‘이 사람인듯’ 지목
누리꾼들의 ‘C기자 찾기’가 인터넷과 트위터에서 전광석화처럼 이뤄졌다. 학력위조 혐의 등으로 2007년 구속수감됐다 2009년 4월 병보석으로 풀려난 신정아씨가 최근 펴낸 자서전 <4001>에서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폭로한 ‘유력 언론사 문화부 C기자’를 찾아 누리꾼들이 수사에 나선 것이다.
신씨는 22일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자신과 관련한 기사를 써준 유력 신문사 문화부 C기자에게 노골적인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신씨는 책에서 정운찬 전 총리를 비롯해 유명 인사들을 거론하면서 실명과 이니셜을 사용했는데 “실명이 등장하지 않으면 이야기의 앞뒤가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일부는 실명, 일부는 이니셜로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누리꾼들은 트위터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으며 문제의 C기자를 찾아나섰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신씨가 유명 언론사 C기자 성추행을 폭로했네요”라는 트윗이 등장했다. 그러자 다른 누리꾼이 한 언론사의 이름을 거론하며, C기자는 현재 한나라당 의원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 누리꾼은 “신씨의 책 속에 나오는 C기자는 현재 한나라당의 C모 의원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썼다.
누리꾼들은 발빠르게 이 언론사 출신 한나라당 의원을 찾아나섰다. 한 누리꾼은 이 언론사 출신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이름을 하나하나 공개했다.누리꾼들은 이제 그들 가운데 누가 문화부 기자를 했는지 확인에 들어갔다. 당사자로 한 의원이 지목됐다. 한 누리꾼은 “한나라당에 이 언론사 출신은 여러 명이겠지만 문화부 출신은 이 의원이지 싶네요”라고 썼다.
누리꾼들은 여기에 신씨의 자서전에 나오는 “1999년과 2000년에 기사를 썼다”는 결정적인 단서를 더했다. 누리꾼들은 이 의원이 기자 시절에 쓴 1999년 4월19일치 기사와 2000년 2월10일치 기사를 ‘증거물’로 내놓았다. 신씨가 금호미술관 큐레이터로 재직할 때 기획한 전시회를 소개한 내용이었다. 결국 ‘누리꾼 수사대’는 신씨의 출판 기자간담회가 끝난지 채 하루도 안 돼 성추행 당사자로 한나라당 의원을 지목하고 나선 것이다.
지금은 언론계를 떠난 C기자는 신씨의 성추행 주장에 대해 “신씨의 주장은 악의적인 거짓말로 모든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충신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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