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오리온 비자금 유입→돈세탁 확인 목적
오리온그룹 담철곤(56) 회장의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중희)는 미술품 거래를 통해 비자금을 ‘돈세탁’하는 데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서미갤러리 홍송원(58·여) 대표의 집을 압수수색했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은 오리온그룹이 2006년 7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물류창고 부지를 부동산 시행업체인 ㅇ사에 팔고, 그 뒤 그룹계열 건설사인 메가마크가 다시 시공을 맡아 ‘마크힐스’ 빌라를 짓는 과정에서 대지 거래 가격을 헐값으로 계약하고 차액에 해당하는 40억여원을 비자금으로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오리온그룹이 이 부지를 매각할 때 근처 시세의 60~70% 수준인 3.3㎡(1평)당 3000만원 선에 거래한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이 고발한 담 회장의 10억원대 탈세 혐의는 이 같은 ‘다운계약서’ 작성에 따른 결과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렇게 조성된 오리온그룹의 비자금이 ㅇ사에서 서미갤러리로 흘러들어갔고 세무 자료가 남지 않는 그림 매매 등의 방식을 통해 세탁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홍 대표의 집에서도 미술품 거래내역·회계자료 등을 압수했으며, 홍 대표가 오리온그룹 쪽과 공모해 비자금 조성과 돈세탁을 도왔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오리온그룹 임직원과 갤러리 직원 등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그러나 압수물의 분량이 방대해, 관련자 소환조사 시점은 다소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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