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영
‘진보대통합…’ 대표 맡아
“27년 시민 운동 ‘전환점’
대선 뒤 마음껏 시 쓸 것”
“27년 시민 운동 ‘전환점’
대선 뒤 마음껏 시 쓸 것”
[이사람] 한국 YMCA 전국연맹 떠나는 이학영 사무총장
“저는 사실 내성적이고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어울리지 않게 시민단체 활동가로 여기까지 왔네요.”
23일 서울 중구 북창동에서 만난 한국 와이엠시에이(YMCA) 전국연맹 이학영(59·사진) 사무총장은 “그렇게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활동해온 게 스스로도 신기하다”며 웃었다. 지난 2003년 사무총장을 맡아 8년 동안 와이엠시에이를 이끌어온 그는 25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이취임식을 하고 남부원(52)씨에게 사무총장 자리를 넘긴다.
“그 때는 젊은이들이 사회적 의무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어요. 혼자 집에 틀어 박혀 있을 수가 없었죠.”
1973년 전남대 문리대 학생회장을 맡고 현실에 뛰어든 그는 유신시절 긴급조치 위반, 민청학련 사건 등으로 5년 넘게 옥고를 치르고, 84년 전남 순천 와이엠시에이 간사로 시민운동을 시작했다. 이후 27년 남짓 동안 많은 시간을 함께한 와이엠시에이에 대한 그의 애정은 남달랐다.
이 사무총장은 “일본 강점기 기독교와 민족주의가 결합해 사회 운동을 이끌었던 와이엠시에이는 70·80년대에는 사회 운동을 지원하고 저변을 넓히는 데 중요한 구실을 했다”고 강조했다. 또“지방자치제가 도입되기 전 지역에서 시민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많은 노력을 했고, 농촌이나 빈민촌에서 청년 지도자들도 양성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사무총장으로 일한 8년을 돌아볼 때 ‘북한 동포에게 통일 자전거 보내기’, ‘공정 무역 운동’, ‘생활협동운동’ 등이 나름 성공적인 활동이었던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개인적으로 이번 퇴임이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지난해부터 ‘복지국가와 진보대통합을 위한 시민회의’(시민회의) 상임대표를 맡은 그는 새달 27일 재·보궐선거를 한 달 앞두고 진보정치통합과 관련된 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사회가 양극화되면서 승자들은 그들만의 논리에 빠지고, 패자들은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그동안 하지 못한 금융 세계화의 폐해, 복지 문제 등의 대안을 마련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눈물도 아름다운 나이> 등의 시집을 낸 시인이기도 하다. 한동안 “시를 쓸 시간이 없었다”는 그는 “내년 총선과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보고 싶은 책도 마음껏 보고 시도 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시민운동한다고 집안 일에 많은 신경을 쓰지 못했는데 믿고 따라준 가족들이 제일 고맙죠.”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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