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경
공동작업 통해 책 10여권 내
수강생들 사업가등으로 활동
수강생들 사업가등으로 활동
붉은 벽돌집 2층 창문으로 까르르 웃음소리가 새나왔다. 일곱 명의 ‘아줌마’들은 지금 글쓰기를 통해 ‘내공’을 쌓는 중이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 241번지 ‘줌마네’ 이야기 공방에서는 25일 개강수업이 한창이었다.
이야기 공방 줌마네가 문을 연지 올해로 10년째다. 이숙경(사진) 줌마네 대표는 “사람이 오긴 할지 반신반의하며” 첫 수업을 했던 2001년 9월부터 지금까지 150명의 회원을 배출했다. 이 대표는 “명망가나 관 주도의 단체가 아니라, 아줌마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운영하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전업주부나 경력단절 여성이었던 수강생들은 현재 자유기고가, 사업가 등으로 활동한다. 직장을 다녀본 적이 없다던 30대 주부는 줌마네를 거친 뒤 출판사의 사장이 되었고, 함께 수업을 들으며 만난 주부들은 친환경 반찬가게를 창업하기도 했다.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수강생들의 일머리를 키우고 기획력을 높여 진로를 탐색하게 하는 수업 방식 덕분”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2003년 공동 작업으로 첫 단행본 <밥퍼 안퍼>가 나온 뒤 <서울댁의 장보기 사전>, <민주네 정치일기> 등 10여권의 책이 나왔다. 2008년부터는 지역사업에 눈을 돌려 성산동의 <동네한바퀴 더>, 연남동의 <뚜벅뚜벅 연남동> 등 동네잡지도 발간했다.
줌마네는 지난해 12월 이곳 연남동에 더 넓은 둥지를 틀었다. 올 4월 ‘청소녀와 아줌마의 자립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인 ‘모모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새 손님을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10년을 맞으면서, 미래를 위해 10대 소녀들에게도 글쓰기 프로그램을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글·사진/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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