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가게 고양이짓’ 한 장학회 임원
ㅎ건설 운영재단 전 사무국장 14억 횡령혐의 구속
장학금액 부풀려 빼내 도박…2억은 다른 사람 줘
장학금액 부풀려 빼내 도박…2억은 다른 사람 줘
학생들에게 줘야 할 장학금 등 14억여원의 재단 돈을 빼돌려 카지노와 경마에 탕진한 한 장학재단 사무국장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김창)는 ㅎ건설이 운영하고 있는 ㄲ장학회 전 사무국장 장아무개(46)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장씨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이 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장학회에서 사무국장 등으로 근무하면서 수백차례에 걸쳐 14억여원을 빼돌려 도박·경마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횡령)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이 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장학회와 문화재단·학교법인에서 두루 수억원대 회삿돈을 빼돌려 온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는 이 기간 동안 그림 구입 경비 등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이 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ㅌ문화재단에서 3억4000만여원을 가로챈 데 이어, 장학회 운영비를 과다 계상해 ㅌ학교법인에서는 2억9000만여원을, 학생들에게 지급될 장학금 액수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장학회 자금 8억5000만여원을 빼돌렸다.
장씨는 이렇게 빼돌린 공금을 강원랜드 등 카지노 업체에서 ‘바카라’ 도박을 하거나, 경마 따위로 탕진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장씨가 이미 이 장학회 자금 1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약식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을 참작해, 장학회 공금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서는 해당 재판에 공소 사실을 변경하고, ㅌ문화재단과 학교법인 공금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서는 추가 기소 뒤 진행중인 장씨의 재판에 병합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 장학회는 ㅎ건설 회장이 사재와 회삿돈 190억여원을 기부해 1990년 설립한 곳으로, 지난 11년 동안 3500여명의 학생들에게 54억원에 이르는 장학금을 수여해 왔다. 장학회 관계자는 “국내 최대 규모 장학회를 목표로 의욕적으로 진행한 사업에서 이러한 일이 벌어져 참담하다”면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내부 감사 제도를 보다 철저히 정비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장씨가 빼돌린 14억여원 가운데 2억원 정도의 돈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된 정황을 파악하고, 장씨가 회삿돈을 빼돌리는 데 가담한 공범이 있는지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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