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워홀 플라워 연작 중 하나.
오리온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의 ‘주연급’ 연루자들이 팝아트의 거장인 앤디워홀의 1965년 작품 ‘플라워’를 두고 소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29일 밝혀졌다. 오리온그룹은 그동안 고급빌라의 부지를 헐값에 매각해 얻은 차익을 미술품 거래를 통해 ‘세탁’한 혐의를 받아와, 이번 법정 분쟁에서 어떤 결론이 날지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은 29일 오리온그룹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등지에 시공한 고급빌라 ‘마크힐스’의 시행사 가운데 하나인 ㅇ사 전 대표 박아무개(여)씨가 지난해 11월 “내가 맡겨놓았던 앤디워홀의 작품 ‘플라워’를 돌려달라”며 서미갤러리 홍송원 대표와 오리온그룹 고위 임원 조아무개씨를 상대로 5억여원에 달하는 양수금 반환 및 그림 인도 청구 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박씨는 소장에서 “내가 ‘플라워’ 그림의 소유권자로 2009년 3월 조씨에게 그림 판매를 부탁해, 조씨가 (다시) 홍 대표에게 그림 판매를 부탁했다”며 “이같은 위탁관계가 끝난 뒤에도 홍 대표 등이 아직 그림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앤디워홀의 1965년 작품 ‘플라워’는 가로·세로 각 20.3㎝ 크기의 소품으로, 거래가는 7~8억원 정도일 것으로 추산된다. 서미갤러리는 오리온그룹이 청담동 물류창고 부지를 팔아 얻은 시세차익 40억여원을 미술품 거래 등을 통해 세탁해줬다는 의혹을 받아 온 곳이다. 오리온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중희)는 이르면 이번주에 홍 대표 등을 불러 돈세탁 의혹 등을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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