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서울중앙지검장
서울중앙지검, 검사가 조서 써
업무 폭증에 “개혁 과정” 의견도
감찰반 내부사찰 의도도 논란
업무 폭증에 “개혁 과정” 의견도
감찰반 내부사찰 의도도 논란
지난 1일로 취임 2개월을 맞은 한상대(52·사법연수원 13기·사진) 서울중앙지검장의 ‘실험적 개혁’이 검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한 지검장은 지난 2월1일 취임사에서 “검찰이 위기에 있고, 서울중앙지검은 그 한가운데 있다”며 “검찰의 혼을 지키겠다는 단호한 결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런 문제의식은 △형사부 검사의 피의자 신문조서 직접 작성 △감찰 기구 신설 등으로 구체화됐다.
그러나 직접 조서를 작성하게 된 형사부 검사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다. 밀려드는 고소·고발에 경찰 송치사건 등으로 검사 1명당 평균 200건 넘게 ‘미제 사건’이 누적돼 있던 참에 “업무량이 살인적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의 ㄱ검사는 “예전에는 열심히 하면 사건이 줄었는데, 지금은 아무리 야근을 해도 미제 사건이 늘고 있다”며 “자포자기에 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개혁에는 고통이 따른다는 해석도 있다. 서울중앙지검 ㄷ부장검사는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조사 방식을 충실히 따르는 것에 볼멘소리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한 검찰 간부도 “영상 녹화를 활용하거나, 쟁점을 간추리는 식으로 조사 방식을 바꿔가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새 감찰반을 두고도 의구심을 나타내는 이들이 많다. 한 지검장은 형사1부(부장 신유철)에 감찰반을 신설하고 직원들의 업무내용을 수시로 보고받고 있다. 특히 여기에 내부 동향까지 섞여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 안팎에서는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서 조직 내부를 다잡기 위한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감찰반 활동은 제도 개선과 관련한 직원들의 의견 수렴 통로”라며 “깨끗한 검찰을 위한 감찰 강화는 오히려 국민들이 원하는 일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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