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교통혼잡” 불허탓
집회신고 4차례 끝 성사
2000여명 모여 한목소리
집회신고 4차례 끝 성사
2000여명 모여 한목소리
[현장] 4·2 시민대학생 대회
“미친 등록금의 나라, 이제는 바꾸자!”
반값 등록금 실현을 요구하는 시민과 대학생들의 함성이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에 울려 퍼졌다. 전국등록금네트워크와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이 주관한 ‘4·2 반값등록금 시민대학생 대회’가 이날 시민·대학생 2000여명(경찰추산 1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이 집회는 경찰이 교통혼잡 등을 문제 삼아 계속 불허 통보를 하는 바람에 4차례나 집회신고를 한 끝에 성사됐다.
대회를 주관한 두 단체는 성명서에서 “대한민국은 1년간 등록금이 1000만원에 이르는 미친 등록금의 나라”라며 “이명박 대통령은 후보시절 약속한 반값 등록금 공약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박자은 한대련 의장(숙명여대 총학생회장)은 “등록금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목숨을 끊고 있다”며 “이런 국민들의 상황을 무시하고 있는 이명박 정권과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서는 대학생들의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졌고, 재미있는 피켓들이 많이 등장해 분위기를 돋웠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노점해서 번 돈으로 겨우 등록금을 마련했다”는 이아무개(29·경기대4)씨는 인형 탈을 쓰고 ‘반값 등록금을 위한 100만 프리허그’를 진행했다. 김씨는 “지난주부터 시내 번화가에서 시작했는데 격려해주는 시민들이 많아 힘이 난다”고 했다.
민주당 천정배 의원, 민주노동당 권영길 원내대표, 진보신당 노회찬 전 대표 등 야당 정치인들도 대거 참석해, 이명박 정부에 등록금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천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동남권 신공항 공약도 못 지키겠다고 뒤집었다”며 “반값 등록금 공약은 경제성과 타당성이 있으니 당장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전 대표도 “이명박 정권이 4대강 사업을 폐기하면 등록금 인하는 물론 무상교육도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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