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횡령혐의 건설사 대표 수사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송삼현)는 8일 ㄷ건설 최아무개(51) 회장이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려 다른 용도로 쓴 정황을 잡고, 최 회장을 지난 6일과 7일 두 차례 불러 조사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은 최 회장이 일부 여권 정치인들과 두터운 친분관계를 맺었던 점에 주목하고, 2008년 제18대 총선 때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하면서 공천헌금을 건넨 것이 아닌지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월 말 서울 송파구에 있는 이 업체 서울사무소에 수사관 10여명을 보내 회계장부와 최 회장의 개인 수첩, 업무일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전산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함께 이 회사 회계 담당 직원을 잇따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검찰은 최 회장이 빼돌린 회삿돈의 출처를 파악하기 위해 최 회장과 회사법인, 최 회장 주변인들의 계좌 추적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은 맞지만, 검찰이 혐의를 두고 있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혐의 일체를 부인했다.
최 회장은 2008년 18대 총선에서 경기시흥(을) 지역구에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으나 탈락했다. 최 회장은 이 결과에 반발하다 다시 같은 당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신청했지만, 비례대표 순위 50번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최 회장은 한국레포츠연맹 회장, 한국청소년동아리연맹 회장 등 체육·문화단체의 대표직을 맡아 지역 정관계에 인맥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최 회장은 18대 총선을 한해 앞둔 2007년 5월 한나라당의 중진 의원과 경기도청 간부들을 여럿 초청해 ‘소년소녀가장 돕기 연예인 카트 레이싱 대회’를 열기도 했다. 그에 앞서 2006년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의 ‘황제 테니스’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최 회장은 이 대통령의 테니스장 사용료를 사실상 대납했다는 의혹의 중심인물로 거론된 바 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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