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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공교육 정상화 ‘뒷걸음’ 입시개혁 취지 사라져

등록 2005-07-03 20:20수정 2005-07-03 20:20


빗나가는 ‘2008 대입’

서울대 논술안 발표뒤 강남학원들 초등생 입시반 모집

교육인적자원부의 ‘2008학년도 이후 대학입시 개혁안’이 무장해제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학생부 반영 비중 확대 △수능성적 등급화를 뼈대로 하는 2008학년도 이후 입시 개혁안을 발표했다. 안병영 당시 장관은 새 입시안은 기존 대입제도의 기본틀을 유지하면서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를 경감할 수 있도록 보완했다고 밝혔다. 공교육을 내실화하기 위해 학생부 반영비율을 확대했으며, 이를 통해 ‘내신은 학교에서, 수능은 학원에서’라는 잘못된 사회풍조를 바로 잡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서울대 등 주요 대학들은 최근 2008학년도 이후 입시개혁안의 핵심인 내신강화 등은 도외시한 채 통합교과형 논술 위주의 입시안을 내놓았다.

일선 교사들은 고교 교육과정이 단일교과 중심 체제인 점을 들어 학교에서 통합교과형 논술에 대비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아무개 서울 ㅅ고 교사는 “영어 지문의 수준이 매우 높은데다 특정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정규 수업으로 대비가 힘들다”면서 “영어논술 보충반 등을 정규 수업 외에 개설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교사는 “논술대비 교육이 정규 교육과정에 녹아있는 게 아니라 일종의 ‘덤’이기 때문에 교사와 학생에게 부담만 안기면서 공교육에 부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사교육비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의도 역시 빗나갈 가능성이 크다. 실제 서울대의 입시안 발표 이후 강남 지역의 논술 학원에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서울대반을 모집한다는 홍보전단이 넘쳐나고 있다. 이남렬 한양여고 교사는 “통합교과형 논술 체제에서는 장기간 미리 단단히 대비하거나 경제력 등 학습환경이 우수한 학생들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현재 논술을 치르지 않는 중·하위권 대학들까지 통합교과형 논술 도입을 예고하고 있는 점도 사교육 수요를 부추킬 것으로 보인다.

특목고가 입시안 취지와는 달리, 입시에서 크게 유리해지는 상황도 사교육 번창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애초 교육부의 안대로라면 내신이 불리한 특목고 학생이 동일계 이외의 모집단위에서는 크게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논술 강화와 특기자 전형 확대로 오히려 특목고 학생이 유리하게 됐다.

▲ ‘본고사 부활저지·살인적 입시경쟁 철폐 교육시민단체 공동대책위원회’소속 회원들이 1일 오전 서울대학교 정문 앞에서 서울대의 2008 학년도 입학전형안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정용 기자

교육부 관계자는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 부담 줄이기만이 새 입시안의 목표는 아니다”면서 “아직 사교육 팽창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미리 단정하는 것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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