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서울 중구 동국대 본관 앞에서 총학생회 학생들이 2011년 등록금 동결을 촉구하는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대학생·시민단체 ‘반값 실현’ 위해 4·5월 총력전
1인 시위·3보1배·마라톤 등 계획…“고통 임계점”
1인 시위·3보1배·마라톤 등 계획…“고통 임계점”
2011년 봄 대학생들은 찬란한 꽃무리 아래서도 몸을 떤다. 집회·시위를 해서라도, 숨이 넘어갈 때까지 달려서라도, 머리를 깎고 밥을 굶어서라도, ‘반값 등록금’을 현실화시켜야 끝없이 치솟기만 하는 등록금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절박함에서다.
등록금 인상 반대 투쟁을 벌여온 각 대학 학생들이 4월과 5월 반값 등록금 실현을 목표로 총력투쟁을 벌인다. 550여개 단체가 결합한 ‘등록금넷’을 중심으로 시민사회단체들도 힘을 보탠다. 4월 임시국회에서 집중 논의해 가급적 오는 2학기부터라도 반값 등록금 정책이 실행에 옮겨질 수 있도록 정치권을 압박하기 위해서다.
시작은 ‘끝장 1인 시위’가 연다. 등록금넷은 12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에서 ‘반값 등록금이 실현되는 순간까지 1인 시위 돌입’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박자은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의장(숙명여대 총학생회장)이 이날 12시부터 첫 1인 시위자로 나선다. 학생뿐 아니라 참여연대, 참교육학부모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수노조 등 등록금넷에 함께하는 단체들이 번갈아 연대시위에 나선다.
학생들은 오는 17일과 다음달 1일 투쟁에 특히 힘을 쏟고 있다. 학생들은 17일 ‘1만배 행진’으로 땅바닥에 몸을 던진다. 참여한 사람들이 1만배를 나눠 지는 방식이다. 많은 사람이 함께할수록 개인의 고통도 줄어드는 ‘연대의 3보1배’인 셈이다. 다음달 1일엔 한대련 의장을 비롯한 각 대학 학생 대표단이 ‘조속한 반값 등록금 시행’을 촉구하며 집단 삭발을 한다. 오는 19일엔 ‘4·19혁명’ 61돌을 맞아 ‘반값 등록금 실현’을 주요 구호로 하는 마라톤 행사도 열린다. 박자은 의장은 “고액 등록금 때문에 죽는 학생들이 나올 만큼 이 문제는 더이상 늦출 수 없는 임계점에 다다랐다”며 “대학생으로서 머리 깎고 절하고 달리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지만, 우리의 행동으로 등록금 문제의 심각성을 동료 학생과 시민들에게 알릴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등록금 인상을 저지하기 위해 이미 학생 신분에서 가능한 방법을 거의 모두 동원하고 있다. 서강대와 덕성여대 및 우석대 총학생회 간부들은 삭발을 했고, 고려대 학생들은 본관을 점거중이며, 이화여대 학생들은 졸업 필수과목인 채플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음식을 끊는 학생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11일 오후부터 단식농성에 들어간 김준한 서강대 총학생회장은 “22년 만에 전체 학생총회를 성사시키며 학생들의 목소리를 모았지만 학교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이제 남은 것은 부총학생과 함께 무기한 단식하는 길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김수림 덕성여대 총학생회장은 “삭발 뒤 학생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전체 학생 6천여명 중 2천여명으로부터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는) 서명을 받았고, 13일이나 14일 이를 학교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등록금넷과 청년실업네트워크는 30일 서울 혜화동 마로니에공원에서 반값 등록금 실현과 청년실업 해결을 위한 문화제를 열어 학생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회경제팀장은 “대학생들에게 소득별로 등록금 감면율을 달리 적용하면 4조원 안팎의 추가 재원으로 실질적인 반값 등록금 정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문영 박태우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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