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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시간 끌면 학교 망가져…서 총장 결단을”

등록 2011-04-12 21:30수정 2011-04-12 22:46

최근 학생 네 명과 교수 한 명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의 대전 유성구 본관 앞에 있는 학교 상징물 뒤로 12일 오후 교직원과 학생이 지나가고 있다.  대전/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최근 학생 네 명과 교수 한 명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의 대전 유성구 본관 앞에 있는 학교 상징물 뒤로 12일 오후 교직원과 학생이 지나가고 있다. 대전/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전직 총장들의 진단은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을 바라보는 전직 총장들의 심경은 착잡해 보였다. ‘카이스트의 비극’ 뒤에는 서 총장의 독단이 자리잡고 있다는 데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서 총장 혼자 책임을 져야 하는 현실에는 안타까워했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한 한 전직 총장은 12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예고된 사고와도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서 총장은 의논을 잘 안 한다.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라며 “본인의 생각이 100일지라도 논의 과정에서 70으로 조정될 수도 있는데, 서 총장은 주위의 조언을 잘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교육이 비즈니스일 수는 없다”며 “철밥통 대학사회를 바꾸겠다는 게 잘못은 아니나, 구성원들의 조언을 들어가며 지속가능한 형태로 가기보다는 자기 뜻만 고집했다”고 지적했다.

전직 총장들의 진단은
전직 총장들의 진단은
그는 서 총장에게 열광한 이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했다. “밖에서 서 총장의 정책을 지나치게 띄우고 환호하다 보니, ‘무리’라는 내부 구성원들의 목소리는 다 묻혀 버렸다”며 “지난해 연임 과정에서 서 총장을 적극 옹호한 일부 언론의 탓도 크다”고 했다. 이사회 구성의 문제도 짚었다. 그는 “이사들 중엔 서 총장이 명예박사 학위를 주는 등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사람들도 있다”며 “현 이사회는 서 총장에게 싫은 소리를 하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사태 수습을 위해선 ‘서 총장 사퇴’란 결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상황을 질질 끌면 학교만 더 망가진다”며 “정부·여당이 빨리 정리해야 하고, 서 총장도 시간을 지체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성적과 등록금을 연계하는 데엔 전직 총장들 사이에서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윤덕용 전 총장(1995년 6월~1998년 6월)은 “성적 위주로 학생들을 지원하는 정책은 미국 아이비리그나 엠아이티(MIT·매사추세츠공대)에선 이미 40년 전부터 하지 않는다”며 “성적 위주가 아니라 가정형편 같은 경제적 필요성에 따라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8학기 내에 졸업하지 못하면 수업료를 납부하게 하는 서 총장의 정책을 두고도 “미국 하버드대학에서도 정해진 학기를 넘겨 졸업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늦은 졸업이 허용되고 장학금도 지원한다”고 했다. 최순달 전 총장(1985년 8월~1987년 2월)은 “서 총장의 생각은 낙오하지 않으려면 공부를 더 잘하라는 얘긴데, 성적이 안 나와 수업료를 내야 하는 학생들을 괴롭게 만드는 불행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못하는 사람에게 벌을 주는 게 아니라 잘하는 사람에게 상을 주는 제도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재임 기간 중 발생한 자살 사건을 회고하며 죽음을 의지의 문제로 치부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총장 취임 3일 만에 자살 사건이 발생했다. 자살이 예외적 현상이 아니라 (어떤 구조적 문제의) 초기 징후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상담 프로그램을 강화하려 노력했고, 성적 때문에 한번 퇴학당하면 재입학이 불가능했던 것을 일정 시간 뒤에 재입학할 수 있도록 바꿨다”고 밝혔다.

반면 서 총장의 정책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최순달 전 총장은 “총장만 잘하면 되나. 구성원들도 잘해야 한다. 좋은 학교를 만들려는 욕심이 있는 사람은 (서 총장에게)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덕인 전 총장(1998년 6월~2001년 6월)도 “서 총장은 개혁적인 마음으로 열심히 해왔다. 탓할 순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문영 박현정 이충신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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