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연루자 조사뒤 지목
이미 3년전에 필리핀 도주
인터폴에 공조수사 요청
이미 3년전에 필리핀 도주
인터폴에 공조수사 요청
현대캐피탈 고객 정보 해킹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과거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 등을 해킹한 뒤 국외에 도피중인 30대 남성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소재 파악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3일 “2007년 9월 국내 포털사이트 ‘다음’을 해킹하고 필리핀으로 도주한 신아무개(37)씨가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해킹 발신지의 아이피(IP)가 필리핀 케손시티로 나타났고, 해커의 계좌로 입금된 돈의 일부가 케손시티 인근 파시그시티에서 국내 은행이 발행한 신용카드로 인출된 사실을 확인하고 현지 경찰에 아이피 추적과 용의자 신병 확보 등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해킹에 사용된 국내 경유 서버 요금을 결제한 30대 남성(33·학원강사)을 지난 12일 붙잡아 조사한 뒤 신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경찰 조사 결과 서버 요금을 결제한 남성은 불법 도박사이트를 만들어주겠다는 광고글을 보고 인터넷 채팅을 하다 신씨를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남성은 불법 도박사이트를 만들어주겠다는 신씨의 제안을 받고 세차례에 걸쳐 300만원을 송금했고, 도박사이트 인터넷 프로토콜(IP)을 숨겨야 한다는 말을 듣고 서버 이용요금을 대신 결제했을 뿐,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신씨가 2007년 10월 국내 포털사이트 다음을 해킹해 회원 4만명의 개인정보를 빼낸 뒤 이번 사건과 마찬가지로 전자우편을 통해 돈을 요구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신씨는 필리핀으로 달아난 뒤인 2008년 5월에도 국내 대형 통신업체 등 기업체를 해킹해 협박하는 등 세차례나 같은 범행을 저질러 경찰의 수배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도 과거 해킹 사건과 범행 수법이 비슷해 신씨를 (애초부터)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씨가 이처럼 과거에도 국내 포털사이트와 기업체의 사이트를 해킹하고 국내 현금인출책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도 점조직을 활용한 조직적인 범죄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해커의 계좌로 들어온 돈을 30대 남성이 마포우체국에서 인출하는 모습이 찍힌 시시티브이(CCTV) 화면을 추가로 확보했다”며 “현재 신씨와 현금인출책을 포함해 범행 용의자를 5명으로 압축하고 수사를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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