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뉴타운컬쳐파티>의 프로듀서 이상욱(왼쪽)씨와 소설가 유채림씨가 14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식당 두리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개인·단체들 ‘비용 십시일반’
철거민 아픔 다룬 영화 제작
저작권·수익금은 사회 환원
철거민 아픔 다룬 영화 제작
저작권·수익금은 사회 환원
2009년 12월24일 성탄절 전날, 서울 마포구 동교동 안종녀(53)씨의 식당 ‘두리반’에 철거용역들이 들이닥쳤다. 이후 안씨의 남편인 소설가 유채림(51)씨는 두리반을 지키려고 펜을 놓았다. ‘예술 하기 어려운 세상’에서 음악을 꿈꾸던 ‘한받’, ’단편선’ 등의 인디음악가들도 이곳으로 하나둘 모여들었다. 오는 8월 개봉을 목표로 지난해 2월부터 제작중인 독립 다큐멘터리 <뉴타운컬쳐파티>의 뼈대다.
이들이 1년 넘게 두리반을 지켜온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사회적 제작’이라는 색다른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다. 영화 제작에 공감하는 개인과 단체가 1만원 이상을 내거나, 영화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제작위원회의 회원이 돼 함께 만드는 것이다. 6500만원 상당의 제작비도 기금을 모아 마련하고, 완성된 영화는 공개 1년 뒤 저작권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다. 영화의 수익은 독립영화 제작 지원금에 20%를 내고, 인디음악가·철거민 등 사회적 기부에 30%, 제작 인력들에게 50%가 분배된다.
이 영화의 프로듀서 이상욱(39)씨는 “사회적 제작을 통해 열악한 독립영화 제작 현실의 대안을 모색하고, 창작물의 사회적 공유라는 대안을 마련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제작위원회의 회원으로 영화감독 변영주씨, 언론인 홍세화씨 등 유명인사와 200여명의 시민회원이 참여했으며, 1500만원의 사전제작기금을 한 영화제에서 지원받은 상태다. 제작위원회는 16일 저녁 7시 두리반에서 영화 제작발표회를 열고 사회적 제작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예정이다. 글·사진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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