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 예산지원 제외 논의에
“대안적 학문 공부 공간마저…”
“대안적 학문 공부 공간마저…”
서울 건국대 생활도서관 관장 민윤기(20·정치외교2)씨는 자신의 트위터 프로필을 ‘세이브(SAVE) 생활도서관’으로 바꿨다. “생활도서관을 구해 주세요”라는 트윗도 계속 날리며 트위터 친구들에게 리트윗을 요청하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중간고사 기간이지만, 시험공부도 뒷전인 채 캠퍼스 곳곳에 대자보를 붙이고 15명 남짓한 운영위원과 함께 생활도서관을 살려달라는 서명운동도 시작했다.
민씨가 이렇게 절박해진 이유는 지난 13일 건국대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에서 ‘생활도서관을 총학생회 예산으로 지원하는 중앙기구에서 제외하자’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총학생회장 박성준(26·경영학3)씨는 지난 18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생활도서관이 예산에 비해 이용자 수도 적고, 공부하는 분야도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대의원들의 의견이 있었다”며 “중간고사가 끝나고 4월 말께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학대회 속기록을 보면 경영대와 공과대의 일부 대의원들은 “학생회비로 운영되는 생활도서관이 건대생 전체에게 이익이 되는 것 같지 않다”, “생활도서관의 행사 프로그램이 편향적인 것 같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생활도서관에 대한 예산 지원을 중단하자고 주장했다. 전학대회에서 대의원들은 ‘생활도서관을 예산 지원을 받는 중앙기구에서 제외할지 여부를 다음 전학대회 때 논의하자’는 안건을 ‘찬성 47, 반대 12’로 통과시켰다.
건국대 생활도서관은 ‘정체되지 않는 삶’을 기치로 1996년 학생회관에 둥지를 틀었다. 학생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도 4500여권의 장서를 대여해주고 있으며, 진보인사들의 강연이나 영화제도 하고 있다. 하루 10여명의 학생들이 생활도서관을 찾아 책을 빌려가거나 공부를 한다. 민씨는 “최근 사회과학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어 학생들의 이런 반응도 이해는 된다”면서도 “학교가 거대한 취업학원으로 변모하고 있는 마당에, 그나마 대안적 학문을 공부할 수 있는 자치기구인 생활도서관은 꼭 살아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건국대 생활도서관은 ‘정체되지 않는 삶’을 기치로 1996년 학생회관에 둥지를 틀었다. 학생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도 4500여권의 장서를 대여해주고 있으며, 진보인사들의 강연이나 영화제도 하고 있다. 하루 10여명의 학생들이 생활도서관을 찾아 책을 빌려가거나 공부를 한다. 민씨는 “최근 사회과학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어 학생들의 이런 반응도 이해는 된다”면서도 “학교가 거대한 취업학원으로 변모하고 있는 마당에, 그나마 대안적 학문을 공부할 수 있는 자치기구인 생활도서관은 꼭 살아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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