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적 한국인 피랍일지
한진해운 ‘안도의 환성’
한진해운은 21일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이날 저녁 7시30분쯤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것으로 추정됐던 한진톈진호 선원들이 무사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직원들은 환호성을 올렸다. 퇴근도 못하고 비상대기하던 김영민 사장 등 비상대책반도 크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진해운은 “선원 20명이 피난처(격리 공간)에 안전하게 대피했다”며 “해적의 1, 2차 공격을 받아 일부 피해가 생겼지만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인명 피해 없이 무사히 마무리돼 굉장히 다행”이라며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은 정부 당국과 해군 청해부대 장병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한진톈진호는 운항에 큰 문제가 없으면 예정된 목적지인 싱가포르로 항해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선박에 이상이 있는지 점검해야 하지만,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적들이 컨테이너선을 공격했지만, 건현(배가 가장 많이 잠길 때 수면부터 갑판까지 높이)이 12m에 이르러 침입에는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한진톈진호가 해적에게 납치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가 전해졌을 때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는 정확한 상황 파악에 주력하며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오후 한때 선박에서 연기가 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순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김 사장으로 중심으로 비상대책반을 급히 꾸리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선박과의 통신을 시도했다. 오후 들어 한진톈진호가 기관을 정지한 채 소말리아 동쪽 460마일 해역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알려지자 조금씩 희망적인 전망이 나왔다. 선원들이 선박을 운항하지 못하게 한 뒤 선박 내 피난처로 대피했을 가능성이 점쳐진 것이다. 마침내 한진톈진호 선원들이 예상대로 안전한 것으로 확인되자 한진해운은 놀랐던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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