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항의집회 참가자들
100만~350만원 잇단 선고
진상규명위, 후원모금 나서
100만~350만원 잇단 선고
진상규명위, 후원모금 나서
‘떠난 자’의 비극은 ‘남은 자’의 고통 위에 살아 숨쉰다. 용산참사로 숨진 이들의 고통을 항의집회와 시위로 나눠 지려던 이들이 2년 뒤 온갖 벌금형에 짓눌리고 있다. 참사는 ‘벌금 폭탄’ 속에서 현재진행형이다.
서울 동대문 흥인덕운상가 철거민 한아무개씨는 “괴롭다”고 했다. 그는 수배자다. 22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한씨는 “검찰이 계속 찾아와 벌금 납부를 요구하지만 낼 방법이 없다”고 했다. 그는 2009년 4월 용산참사 현장인 남일당 건물 앞 추모집회 때 경찰에게 사진 채증을 당했다. 일반교통방해죄로 약식기소돼 1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벌금을 내지 못하자 수배자 명단에 올랐다.
대학생 박아무개씨의 어깨 위엔 벌금 300만원이 얹혀있다. 2009년 2월 ‘용산참사 희생자 범국민 추모대회’ 때 집시법 위반 혐의 등으로 연행됐다. 징역 1년에 집행유예 6개월을 받았으나, 항소해 벌금형으로 감형됐다. 그는 “대학생 처지에 300만원은 행동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는 금액”이라고 했다. 대학생사람연대 소속인 한 학생은 최근 단체 활동을 그만뒀다. 아르바이트와 빚을 내 마련한 돈으로 150만원의 벌금을 내고 나서다. 이 단체 소속 대학생 10명에게 부과된 벌금만 1500여만원이다.
용산참사 뒤 열린 각종 집회·시위에서 연행되거나 사진 채증을 당한 사람들에게 벌금형이 쏟아지고 있다. 100여명에게 모두 5260만원(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집계)이 떨어졌다. 규명위에 알리지 않은 개인과 단체들의 벌금까지 합하면 액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진행중인 재판의 변론비용을 고려하면 규명위로선 최소 8100여만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 자신도 3건의 재판에서 35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다는 이원호 진상규명위 사무국장은 “벌금을 선고받은 분들이 대부분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해 매우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벌금을 해결하기 힘든 철거민이나 학생, 작은 단체 회원들부터 모금을 통해 지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진상규명위는 후원금을 모으기 위해 23일 서울 을지로의 한 식당에서 주점을 열기로 했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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