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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깃발없는 사람들, 즐겁게 목소리 내야죠”

등록 2011-05-03 20:57수정 2011-05-03 21:54

일본 프리터노조 활동가 와타나베 노부타카(왼쪽부터), 후세 에리코가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한 까페에서 김영경 청년 유니온 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일본 프리터노조 활동가 와타나베 노부타카(왼쪽부터), 후세 에리코가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한 까페에서 김영경 청년 유니온 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한국 청년유니온·일본 프리터 노조 ‘유쾌한 수다’
한국과 일본의 ‘깃발 없는’ 노동자들이 만났다.

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북카페. 김영경(31) 청년유니온 위원장과 일본 프리터노동조합 활동가 후세 에리코(29), 와타나베 노부타카(43)가 만났다. 프리터란 자유(free)와 아르바이터(Arbeiter)를 합성한 용어로 일용직·파견직 등 비정규직을 의미한다. 이날 만남은 노동절을 맞아 서울서부비정규센터와 인문웹진 <위클리 수유너머>가 다리를 놓았다.

어색한 시간은 잠시, 아르바이트·프리랜서·비정규직 등 불안한 일자리를 떠도는 두 나라 노동자들에 대한 이야기로 금세 ‘수다’가 꽃을 피웠다.

김 위원장은 “한국의 젊은이들은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거나, 공무원 시험에 미래를 걸지만 노동조합·노동자란 말에 거부감부터 가져 다가가기가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그는 “거부감을 없애려고 이름을 ‘유니온’으로 지었다”며 “청년들이 몰리는 텔레마케터, 학원강사, 서비스업 등 업종별 노조를 만들려고 고민중이지만, 해고와 실직의 불안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는 상황에서 어려움이 많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3월 출범한 청년유니온은 노조 설립 신고가 지금까지 네 차례 반려됐다.

와타나베는 “프리터 노조는 ‘재미있게 운동하자, 우리의 삶을 폄훼하지 말라’는 슬로건을 걸고 기존의 노조들이 할 수 없는 빈틈을 노린다”고 답했다. 그는 “카바쿠라(일본의 유흥업소) 여성 종업원을 위한 노조를 만들 때 주변의 안 좋은 시선을 뚫고 유흥가 중심에서 당당하게 집회를 열어 주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후세는 “프리터 노조는 열악한 처우 개선을 넘어 우리를 소비자와 저임금 노동자로만 바라보는 사회에서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거들었다.

와타나베와 후세는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다는 이유로 현재 일본의 원전 피해 복구 사업에 저임금 노동자들이 몰리고 있지만 이들은 ‘불상사가 생겨도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서약을 하고 일을 하고 있다”고 전하고 “프리터 노조는 큰 노조들의 침묵 속에서 원자력발전소 반대와, 노동자들의 권리를 지키는 운동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사회의 무관심에 오히려 깃발 없는 사람들이 즐겁고 재밌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의기투합하며 ‘수다’를 그쳤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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