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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사라진 사이버머니…업체들은 나 몰라라

등록 2011-05-04 20:31수정 2011-05-04 22:23

‘사이버머니 실종’ 업체들은 나 몰라라
‘사이버머니 실종’ 업체들은 나 몰라라
인터넷 ‘문화상품권 포인트’ ID·비번 유출돼 도난 빈번
업체들 “고객이 관리소홀…경찰수사 의뢰하라” 뒷짐
회사원 허윤선씨는 최근 문화상품권 사이트 ‘북앤라이프’(www.booknlife.com)에서 5만원 상품권을 ‘사이버머니’로 전환했는데, 며칠 뒤 감쪽같이 사라지는 황당한 일을 당했다. 허씨가 북앤라이프 쪽에 전화를 했더니, “사이버머니로 게임 아이템 사이트에서 게임머니를 구매한 것으로 기록이 나와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허씨는 “나는 사이버머니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항의했지만, 북앤라이프 쪽은 “정상적으로 접속해 사용한 것으로 돼 있기 때문에 회사의 책임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인터넷에서 쇼핑을 하거나 영화, 공연 티켓 등을 예매할 때 현금처럼 사용하기 위해 문화상품권을 사이버머니로 바꿔놓았다가 도둑맞는 사고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사례를 보면, 북앤라이프뿐 아니라 ‘해피머니’(www.happymoney.co.kr)나 ‘컬쳐랜드’(www.cultureland.co.kr) 등 다른 주요 문화상품권 사이트를 이용한 이들도 같은 피해를 보고 있다.

하지만 해당 회사들은 사이버머니 도난 사건에 대해 피해 보상을 하거나 예방책을 내놓기는커녕, 고객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해피머니 사이트에 사이버머니를 넣어뒀다가 두 차례에 걸쳐 8만원을 잃어버린 회사원 이욱호씨도 회사 쪽에 항의했지만 헛일이었다. 이씨는 “해피머니 쪽에서는 게임 사이트를 통해 결제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경찰에 수사의뢰하라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문화상품권 업계에서는 2009년 한 쇼핑몰 사이트에서 유출된 2900만건에 이르는 개인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중국에 흘러들어가 사이버머니 절도 사건에 이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북앤라이프 관계자는 “해킹에 의한 것은 아니고 아이디와 비밀번호 유출과 관련이 있다”며 “지난해에는 한 달에 몇십건씩 사이버머니가 사라졌다는 민원이 들어왔지만, 최근에는 한 달에 10건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사이버머니 도난이 사이트의 보안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다. 컬쳐랜드 관계자는 “고객이 자신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잘 관리했다면 피해를 입지 않았을 것”이라며 책임을 이용자에게 돌렸다.

하지만 피해를 본 사람들은 업체의 이런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허윤선씨는 “현금과 다름없는 사이버머니를 다루기 때문에 문화상품권 사이트는 은행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라며 “업체들이 제대로 보안장치를 갖추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는 “정보통신보호법에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안정성 및 정보의 신뢰성을 확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면 사고 방지책 마련부터 서둘러야지, 무조건 경찰에 수사의뢰하라는 말만 하는 것은 업체의 책임 회피”라고 말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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