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송원(58) 서미갤러리 대표
오리온 그룹이 조성한 비자금을 미술품 거래 등 명목으로 은닉해 준 혐의를 받고 있는 홍송원(58·사진) 서미갤러리 대표가 6일 구속됐다. 홍 대표는 그동안 많은 재벌·권력층 비리 사건에서 ‘돈세탁’ 창구 구실을 한 것으로 주목받아 왔지만,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김상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거친 뒤 홍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홍 대표는 오리온 그룹이 조성한 비자금 40억6000만원을 입금받아 무자료 미술품 거래를 통해 ‘돈세탁’해 준 혐의(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또 홍 대표는 무자료 미술품 거래 등을 통해 갤러리 돈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횡령 등)도 받고 있다. 검찰은 앞서 지난달 7일과 지난 2일, 두 차례 홍 대표를 소환 조사했다.
홍씨는 과거 삼성 특검 당시에도 미술품 거래를 통해 비자금 조성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유명세를 끌었던 로이 릭턴스타인(리히텐슈타인)의 작품 <행복한 눈물> 역시 서미갤러리를 통해 삼성의 손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홍씨는 또 한상률 전 국세청장 사건에서도, ‘그림 로비’에 사용된 고 최욱경 화백의 그림 <학동마을>을 전군표 전 청장한테 상납했다는 의혹을 받고 지난달 2일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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