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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사제폭탄 폭발범, 주가폭락 노리고 범행”

등록 2011-05-15 21:03수정 2011-05-15 23:16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물품보관소 폭발물 폭발 사건 피의자인 김아무개(오른쪽)씨와 박아무개씨가 검거돼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으로 호송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물품보관소 폭발물 폭발 사건 피의자인 김아무개(오른쪽)씨와 박아무개씨가 검거돼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으로 호송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경찰, 서울역·강남터미널 사건용의자 체포
풋옵션 투자한 뒤 ‘옵션 만기일’에 범행
지난 12일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대합실 물품보관함에서 발생한 사제폭탄 폭발 사건은 빚독촉에 시달리던 40대 남성이 주가 폭락을 유발해 옵션투자로 돈을 벌기 위해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번 사건을 주도한 김아무개(43)씨를 14일 붙잡아 조사한 결과 ‘특수강도 전과로 4년 동안 복역하다 지난해 7월 출소한 뒤, 지인들로부터 3억300만원을 빌려 주식 선물거래에 투자했다가 실패해 심한 빚독촉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15일 밝혔다. 김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지난 11일 선배에게 5000만원을 빌려 코스피200지수 풋옵션에 투자한 뒤, (주가 하락을 노리고) 옵션 만기일인 12일을 범행 날짜로 잡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풋옵션(put option)은 특정 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주식 등을 팔 수 있는 권리로, 주가가 하락하면 수익을 얻는 상품이다.

경찰은 “특별한 직업이 없던 김씨가 공공시설에서 폭발사건이 일어나면 주가가 떨어져 이득을 볼 것이라고 기대한 걸로 보인다”며 “실제 김씨의 거래 여부에 대해 조사를 진행해 구체적 범행 동기를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가 주식에 대한 전문적 지식은 없는 걸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달 인터넷에서 폭발물 제조방법을 알아낸 뒤 지난해 후배 소개로 알게 된 이아무개(36)씨에게 폭죽 8통과 타이머, 배터리 등을 구입하도록 했다. 이씨로부터 폭발물 재료를 건네받은 김씨는 12일 새벽 4시께 서울 천호대교 아래 한강공원 주차장에 렌트한 승용차를 세워놓고 차량 안에서 폭발물 2개를 만들어 각각 오전 10시50분과 11시50분에 폭발하도록 설정했다. 폭발물 재료를 구입한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돈이 많은 것처럼 행세하던 김씨가 1억원을 빌려준다고 말해와 부탁을 들어줬다”며 “폭발물 제조에 사용될지는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폭발물이 든 가방을 물품보관함에 넣은 박아무개씨 역시 “3000만원을 받기로 하고 심부름을 했지만 내용물은 연막탄의 일종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폭발물 재료 가운데 타이머가 경기도 파주에 있는 한 회사의 제품인 것을 확인한 뒤 구매자 이씨를 찾아내 14일 새벽에 붙잡았고, 당일 오후에 경기도 양평에서 김씨를, 서울 강동구에서 박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씨와 박씨는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거나 정치적 목적을 가진 테러가 아니다”라며 “불만을 품은 개인이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벌인 범죄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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