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협박 전자우편 수사
전자금융 누리집도 뚫려
전자금융 누리집도 뚫려
증권사와 현금인출기 운영업체 등 금융기관이 잇따라 해킹을 당해 고객과 입사지원자들의 개인 정보가 유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리딩투자증권의 고객 2만여명의 개인정보가 해킹으로 인해 유출됐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를 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리딩투자증권은 지난 11일 “고객 2만6600여명의 개인정보를 해킹했으니 1500만원을 주지 않으면 언론 등에 알리겠다”는 협박 전자우편을 받았다. 유출된 고객정보에는 이름, 주소, 휴대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5000여건은 증권계좌번호도 유출됐다. 경찰은 협박 전자우편을 보낸 사용 아이피(IP)의 서버 접속기록을 통해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1~13일 리딩투자증권 해킹 실태 파악을 위한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고 이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소 증권사들은 거래전산망을 코스콤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어서 고객원장이나 금융거래 정보가 유출되지는 않았다”며 “증권사 회원 개인 정보 유출 사건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도 현금인출기 운영업체인 한국전자금융의 누리집이 해킹돼 이 업체의 입사지원자 8000여명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나섰다. 마포서 관계자는 “해킹 용의자가 ‘누리집에 접수된 입사지원 정보를 해킹했는데 유출 사실을 알리지 않을 테니 대가로 500만원을 달라’는 협박성 전자우편을 회사에 보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결과 해킹 용의자는 비슷한 시기에 같은 수법으로 인터넷방송사와 채권추심업체 등 두 곳을 해킹한 뒤 각각 1000만원을 요구한 혐의도 드러났다.
경찰은 용의자가 농협 해킹 사건처럼 관리자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초보적인 방법으로 정보를 빼냈다고 설명했다.
박현정 이승준 정세라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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