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공무원 자살 전 강압수사 있었다”

대검, 담당검사 폭행혐의 입건…검사는 “수긍못해”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홍지욱)가 ‘경산시청 공무원 자살 사건’에 대해 수사 검사의 폭행·폭언 등 강압수사 혐의를 인정했다. 이에 김준규 검찰총장은 해당 검사를 정식 입건해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해당 검사는 홀로 기자회견을 열어 “감찰 결과를 수긍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해 논란이 예상된다.

대검 감찰본부는 26일 검찰 수사 과정에 폭행 등 강압 수사를 당했다는 유서를 남기고 지난 4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북 경산시청 5급 공무원 김아무개씨 사건의 담당 검사인 대구지검 최아무개 검사를 폭행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홍 본부장은 이날 감찰 결과를 발표하며 “고인에 대한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하는 과정에 폭행 사실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검은 최 검사를 폭행 혐의로 입건해 정식 수사를 개시하는 한편, 감찰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 검사의 징계를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 청구하기로 했다. 대검은 또 최 검사 수사가 끝나는 시점에 수사관들에 대한 징계도 논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최 검사는 이날 대구지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17쪽에 이르는 반박 자료를 내어 강하게 반발했다. 최 검사는 회견에서 “대검 수사가 아니라 특검이라도 해서 무고함을 밝히고 싶은 심정이다. 무고함을 밝히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증거가 아니라 정책적 판단으로 검찰 조직을 위해 일해 온 검사를 버리는 냉정한 조직인 줄 몰랐다”며 “그 사람뿐만 아니라 어떤 피의자에게도 지금껏 폭행은 물론 욕설을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반박문에서 김씨의 자살은 검찰 수사를 중단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고인이 지인들에게 ‘검사를 담가야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고, ‘경산시장이 가족을 돌봐주지 않으면 그의 비리를 폭로하라’는 글을 남겼다”며 “이런 사정을 종합하면, 김씨가 검찰에 치명타를 입혀 수사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노현웅, 대구/박주희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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