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던 프로축구 3부 리그 서울 유나이티드 소속 정종관(30) 선수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ㅍ호텔 객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호텔 쪽은 이날 오후 1시40분께 숨진 정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호텔 쪽은 이날 0시50분께 혼자 투숙한 정씨가 퇴실 시각이 지나도 나오지 않자 문을 따고 들어가 목을 매 숨져 있는 정씨를 발견했다. 정씨의 주검 옆에는 “프로축구 승부조작의 당사자로서 부끄럽다.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선수들은 친구들인데 내 이름을 진술하지 않는 것은 의리를 지키려고 그러는 것이다. 모두 내 책임이다. 내가 시킨 것이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정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프로축구 승부조작 의혹을 수사중인 창원지검 곽규홍 차장검사는 “정씨는 승부조작 브로커와 선수를 연결해준 혐의를 받고 있으며, 지난 25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나 이미 잠적한 상태라 소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곽 차장검사는 “정씨는 현재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대전 시티즌, 광주FC 등이 관련된 2건의 승부조작에 모두 개입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지만 직접 조사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씨가 돈을 얼마나 챙겼는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숨진 정씨는 2004년부터 3년간 프로축구 전북 현대에서 뛰었으며, 2008년 병역비리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아 계약 해지를 당했다. 정씨와 이미 구속된 브로커 김아무개(27)씨, 프로축구 선수 출신의 또다른 브로커 김아무개(28)씨 등 3명은 모두 경남 창원의 ㅁ공고 축구부 출신이다. 검찰은 이들이 고교 선후배 인맥으로 엮여 프로축구 승부조작을 기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씨는 지난 21일 두 김씨가 구속되자 몸을 숨겼다.
앞서 인천 유나이티드 윤기원 선수가 지난 6일 오전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만남의 광장 휴게소 주차장에 세워진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주검으로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은 당시 윤씨가 자살한 것으로 보고 사건을 일단락했으나, 브로커한테 협박을 당해 괴로워했다는 관련자들의 진술이 나옴에 따라 정확한 자살 원인을 다시 조사하고 있다.
박현정, 창원/최상원 기자 saram@hani.co.kr
박현정, 창원/최상원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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