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문제 간담회…오 시장, 반값등록금 반대 밝혀
학생들 “방값 올라 고통…근본해법 아니다”
학생들 “방값 올라 고통…근본해법 아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재개발·뉴타운 지역에 대학생용 임대주택을 확대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지방 출신 대학생의 주거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생들은 ‘눈가리고 아웅’식 대책이라며 근본적인 해법을 촉구했다.
자취, 하숙 등 대학생 주거문제를 주제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이날 간담회에는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생 모임인 ‘민달팽이 유니온’ 등 학생 50여명이 오 시장과 격론을 벌였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재개발 임대주택, 다가구주택 매입사업, 노후 다가구 재건축, 뉴타운사업 등의 방안을 통해 올해 379가구, 824개의 방을 대학생에게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미 부분임대형 아파트를 서울 중앙대학교 정문 앞 흑석뉴타운 6구역에 34채 짓고 있다. 부분임대 아파트는 가구내 연결된 방에 따로 현관문을 설치해 독립된 원룸 형태로 세입자에게 전·월세로 임대할 수 있다.
오 시장은 “연세대와 가까운 아현뉴타운, 가재울뉴타운 등에도 재정·행정적 유인책을 통해 부분임대주택을 공급하도록 해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학 기숙사 확충과 관련해서는 “학교가 기숙사를 지을 경우 시유지를 저렴한 감정가에 제공하거나 융자를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 참석한 박아름(연세대 정치외교학과 4)씨는 “서울시가 뉴타운을 추진해 시내 땅값이 뛰면서 대학 주변 방값, 하숙비도 덩달아 올라, 수천, 수만명의 학생들이 고통받은 상황에서 임대주택을 수백 가구 공급하겠다는 것은 터무니없이 부족하며 눈가리고 아웅식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오 시장은 현안인 반값 등록금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고등학교 의무교육도 실시하지 않는 상태에서 대학 등록금 지원은 이르다”며 부정적 태도를 분명히 했다. 오 시장은 “예산은 철저하게 우선 순위에 따른 배분이 중요하다”고 밝히고 “반값 등록금이 지금 최우선 순위인지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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