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10대요구’ 실현을 위한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사무소 앞에서 요구사항을 적은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이들은 수행평가 30% 의무제 폐지, 집중이수제 폐지 및 예체능 수업시간 늘리기, 학생회·동아리 등 자치활동 활성화, 강제보충 야간자율학습 폐지 등을 요구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중·고교생, 강제보충·야자 폐지 등 뜻모아
청와대·교과부에 ‘10대 요구안’ 제출 예정
청와대·교과부에 ‘10대 요구안’ 제출 예정
“어른들이 시키는대로 하면 행복해 질 수 있나요?”
6일 낮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 15명의 중·고등학생들이 모였다. 이들은“대통령님, 교과부 장관님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라며 자신들의 10대 요구안을 하나씩 밝히기 시작했다. ‘청소년 10대 요구안’은 사단법인 청소년문화예술센터가 지난달 17일부터 열흘 동안 서울·경기지역 42개 학교와 인터넷을 통해 지지선언 운동을 벌여 2300여명 중·고등학생들의 참여로 결정됐다.
요구안은 중·고등학생들이 학교에서 느끼는 답답함과 고민이 날것 그대로 담겨 있었다. 10대 요구안에는 △화장실에 휴지 및 온수시설 설치 △교실과 교무실의 냉난방을 같게 하라 △위생적이고 맛있는 급식을 제공하라 등의 ‘생활밀착형’ 요구부터 △학생의견 반영하라 △학생회·동아리 등 자치활동을 활성화하라 △학교 내 동아리 연합회를 신설하라 같은 ‘학교 안의 소통’에 대한 요구도 있었다.
입시위주의 교육 제도에 대한 문제제기도 빠지지 않았다. 청소년들은 △수행평가 30% 의무제 폐지 △집중이수제 폐지하고 예체능 수업시간을 늘려라 △강제 보충·야간자율학습 폐지 △꿈을 위해 경험하고 도전할 수 있는 교육과정 확보 등의 요구안을 외쳤다.
“학교에서 하지 못한 말들을 하러 나왔다”는 고등학교 2학년 김상우(17)군은 “돈을 많이 못 벌지라도 음악으로 성공하고 싶은데 지금의 학교는 입시위주로만 돌아가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도 사람인데 시원한 교실에서 맛있는 급식을 먹을 권리가 있고, 다양한 꿈을 키워나갈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모인 청소년들은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바꿔주세요, 제발”, “학생도 숨 좀 쉽시다”등의 글이 쓰여진 색색깔의 종이를 비행기로 접어 날리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이들은 “앞으로 10대 요구안을 청와대와 교육과학기술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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