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
검찰 혐의추궁에 본인은 부인
인허가 청탁 SPC대표 영장
* 김종창 : 전 금융감독원장
인허가 청탁 SPC대표 영장
* 김종창 : 전 금융감독원장
부산저축은행그룹의 비리와 연루돼 여러 의혹을 사고 있는 김종창(63) 전 금융감독원장이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됐다. 역대 금감원장 중 피의자 또는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건 김 전 원장이 5번째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는 부산저축은행그룹의 구명 로비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 전 원장을 9일 오전 불러 강도 높은 조사를 한 뒤 밤늦게 돌려보냈다. 김 전 원장은 지난해 은진수(50·구속) 전 감사원 감사위원에게서 부산저축은행그룹에 대한 검사 무마 청탁을 받고 금감원 담당 실무진들에게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은 전 위원한테서 “김 전 원장에게 부산저축은행 건이 잘 처리될 수 있도록 신경써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전 원장은 지난해 2월 부산저축은행그룹 계열은행에 대한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의 공동검사 당시 이 그룹이 검사에 대비하도록 편의를 봐주기 위해 검사를 1주일 동안 중단시켰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원장이 부산저축은행에 투자한 부동산 신탁회사인 아시아신탁의 임원으로 재직했던 사실에 주목하고, 김 전 원장을 상대로 지난해 퇴출 위기에 몰린 이 그룹의 뒤를 봐준 게 아닌지를 캐물었다. 검찰은 김 전 원장이 이 그룹의 구명 로비와 관련해 금품을 받았는지도 집중 추궁했다. 그러나 김 전 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금감원 실무진에) 권한을 넘어선 부정한 지시를 내린 적도 없고, 부산저축은행그룹 쪽에서 금품을 받은 사실도 없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원장은 이날 오전 9시50분께 변호인과 함께 그랜저 승용차를 타고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에 도착해 아무 말 없이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한편 대검 중수부는 이날 부산저축은행그룹이 불법대출 자금으로 운영해온 에스피시(SPC·특수목적법인)인 낙원주택건설 대표 임아무개씨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최근 체포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임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이날 법원에서 기각됐다. 임씨는 전남 순천의 아파트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자체 공무원에 대한 인허가 청탁 활동비 명목으로 부산저축은행그룹에서 3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사고 있다. 검찰은 임씨가 부산저축은행 전 영업이사인 성아무개씨의 친인척 명의로 438억원을 대출받은 점을 미뤄 비자금이 조성된 정황을 포착하고 자금 흐름을 쫓고 있다.
김정필 노현웅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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