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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4대강 속도전 ‘구미 단수’ 불렀다

등록 2011-06-16 08:23

4대강 공사에 따른 구미시 단수 예방 방안
4대강 공사에 따른 구미시 단수 예방 방안
“취수장 보강 필요” 4대강본부 보고서도 묵살
임시보 설치 허술…사고뒤 “4대강과 무관” 거짓말까지
지난달 발생한 경북 구미 일대의 대규모 단수사태는 ‘4대강살리기 추진본부’가 구미 해평취수장에 대한 보강 조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도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4대강 추진본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그동안 “구미시 단수는 4대강 공사와 관련이 없다”고 밝혀왔다.

15일 <한겨레>가 입수한 4대강 추진본부의 ‘4대강 사업에 따른 취수문제 해소방안 연구보고서’를 보면, 대규모 준설에 따라 강물 수위가 낮아지면서 구미 해평취수장에서 취수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며 예방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강물 수위가 취수문보다 낮아지면 강물을 끌어오기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해평취수장에서 취수에 지장이 생길 경우 주민들과 구미 산업단지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며 “중단 없는 용수 공급을 위해서 수위 확보를 위한 시설을 만들거나 임시 취수장을 건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취수장 바로 옆에 임시보(석축형 임시보 30억원, 콘크리트보 155억원)를 쌓고 물을 막아 수위를 높이는 방안 △수중 펌프(78억원)로 강물을 끌어오는 방안 △기존 취수장 옆에 임시 취수장(212억원)을 건설하는 세 가지 대책을 제시했다.

해평취수장을 운영하는 수자원공사는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임시보를 만들기로 했지만, 준설작업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4대강살리기 추진본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임시보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보고서에는 수압을 견딜 수 있는 650m짜리 돌망태 임시보를 쌓으라고 돼 있는데, 실제로는 65m 구간에만 돌망태를 쌓고 나머지 구간은 모래와 흙으로 이뤄진 임시물막이만 만든 것이다. 이렇게 설치된 임시보는 지난달 8일 비로 인해 불어난 강물에 유실됐다. 이에 따라 임시보에 저장된 물이 흘러가면서 취수가 중단돼, 구미·칠곡 주민 56만명과 구미 국가산업단지가 5일 동안 단수 피해를 입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보고서에 따라 임시보를 만들려고 했지만 그렇게 하면 수중 준설을 해야 하기 때문에 돈과 시간이 많이 든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원활한 준설을 위해 임시보 모양을 바꾸었다”고 말했다.

단수 사태가 나자 수자원공사는 하루 30만㎥를 취수할 수 있는 임시 취수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보고서 추산대로라면, 추가 예산이 2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여 부실시공에 따른 예산 낭비 논란도 불러올 전망이다.

또 보고서는 낙동강에서만 취수장 10곳이 취수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장마철 집중호우로 인한 대규모 단수 사태도 우려된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는 “제대로 된 취수 대책도 세우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다 보니 생긴 일”이라며 “장마·태풍에 앞서 다른 취수장에도 제대로 된 조처가 이뤄졌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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