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검찰, 수사권 조정안에 ‘집단행동’ 조짐

등록 2011-06-16 22:51

‘경찰 내사단계 관여 금지’ 총리실 회의 문건에 격앙
평검사 48명, 총장에 “지휘규정 삭제안돼” 건의서
경찰의 수사권을 대폭 강화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검찰 내부에 알려지면서 일선 검사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특히 정식 수사 개시 이전 내사 단계에서는 검사의 지휘를 일절 받지 않겠다는 경찰의 강경한 주장 내용이 알려지면서 평검사들이 수사권 조정 반대 의견을 모으는 등 집단행동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검찰의 내부 분위기는 16일 검찰 통신망(이프로스)에 ‘수사권 법안에 대한 총리실 실무자회의 결과’ 문건이 올라오면서 격앙되기 시작했다. 지난 9일 총리실 주재로 한자리에 모인 검·경 실무자들은 형사소송법 제196조1항(“수사관, 경무관, 총경, 경감, 경위는 사법경찰권으로서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를 하여야 한다”)에서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를 하여야 한다”는 대목이 삭제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을 검찰이 묻고 경찰이 답하는 형식으로 논의가 이뤄졌다고 한다.

이 문건을 보면, ‘경찰의 내사 종결이 부당하다고 사건 관계인이 검찰에 진정했을 때 검사가 기록을 보여달라고 할 수 있느냐’고 묻자 경찰은 “내사는 수사가 아니기 때문에 검사가 관여하지 못한다. 수사 개시는 경찰의 전권이므로 검사가 입건하라는 지시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민원인이 경찰 수사 단계에서 인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하고 검사가 직접 수사해야 한다고 생각될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엔 “필요하다면 검사가 그 사건을 (따로) 직접 수사하면 된다. 경찰이 하는 사건을 중지시키고 그 사건을 검사에게 보내라고는 할 수 없다”고 답한 것으로 돼 있다. 검찰은 문건에서 “경찰이 수사권 독립 수준의 수사권 조정을 기도하고 있다”고 결론 냈다.

검찰의 한 간부는 “물리력을 갖춘 경찰이 아주 폭넓은 수사 권한까지 갖고 싶어 하면서도 검사를 포함한 누구의 지휘나 견제도 받지 않겠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내용이 알려지면서 서울남부지검과 서울서부지검, 청주지검 평검사들은 회의를 열어 수사권 조정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모았다. 서울남부지검 평검사 48명은 이날 △검사 지휘 규정 삭제나 경찰 수사개시권 명문화 등 사법경찰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사실상 형해화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은 국민의 인권보호를 크게 후퇴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기에 반대한다 △법무부와 대검이 형사사법체제의 수사구조 문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이번 사안에 대해 진지하고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질 수 있게 노력하라는 내용을 담은 건의서를 김준규 검찰총장에게 전달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저녁 수석검사(각부 평검사 중 선임검사) 회의를 열고, 17일 오전 10시에 다시 수석검사 회의를 소집해 평검사 회의 개최와 건의문 작성 등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평검사는 “앞으로 수사를 받게 될 피의자나 피해자 입장에서 검찰이 한번 더 걸러주는 게 옳은지 경찰에 그냥 맡겨놔도 좋은 건지 따져보면 정답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규 임지선 기자 dokbu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