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제일교회 교인들이 지난 2일 저녁 서울 강북구 미아동 교회 본당 앞에서 교회와 목사의 부패에 맞서 ‘교회 회복과 성도 화합 촛불기도회’를 열고 있다. ‘강북제일교회를 사랑하는 모임’ 제공
강북제일교회 ‘헌금횡령 의혹’ 담임목사 고발
“재정공개하고 세금도 내라” 자정운동 불지펴
“재정공개하고 세금도 내라” 자정운동 불지펴
“목사들이 돈과 담을 쌓지 않으면 한국 교회의 미래는 없습니다.”
개신교회 교인들이 부패한 교회를 바로잡겠다며 ‘촛불’을 들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대형교회인 강북제일교회 교인 200여명이 그 주인공들이다. ‘강북제일교회를 사랑하는 모임’(강사모) 소속인 이들은 2일 저녁 교회 본당 앞에서 ‘교회 회복과 성도 화합 촛불기도회’를 열었다. 이 기도회에선 예배와 토론에 이어 교회 재정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기도회를 주도한 이 교회 하경호 집사는 “한국 교회가 탐욕과 돈의 노예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교회 앞마당의 촛불이 교회 정화의 불씨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 집사와 강사모는 매주 토요일 촛불기도회를 열어 교회 자정운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특히 교회·목회자 세금 내기와 교회 재정정보 공개 운동에 주력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교회를 비롯해 여타 종교단체는 비영리단체로 인정돼 면세 혜택을 받고 있다. 또 대다수 국내 교회 목회자는 특별한 법 규정이 없는데도 관행적으로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 일부 국가는 목회자한테서도 세금을 징수하고 있고, 독일 등에서는 목회자가 스스로 세금을 낸다. 하 집사는 “대형교회 목회자가 1년에 4억~5억원에 이르는 목회비를 받지만 세금을 내지 않는다”며 “우리 교회 목사부터 세금을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북제일교회 교인들이 이처럼 교회 개혁을 요구하며 촛불을 든 까닭은 재정비리 의혹으로 물러났던 이 교회 ㅎ 담임목사의 복귀를 둘러싼 갈등 때문이다. 교회 공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에다, 교회법상 담임목사가 될 수 없는 외국 시민권자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교인들에게서 퇴진 압박을 받았던 ㅎ 목사는 지난 4월 담임목사직 사퇴를 선언했지만, 지난달 19일 복귀했다. ㅎ 목사의 복귀를 막기 위해 그를 반대하는 교인들을 대표해 하 집사가 지난달 9일 횡령·사기·배임 등의 혐의로 ㅎ 목사를 검찰에 고발하기까지 했다.
하 집사는 “지금까지는 사회가 교회 공동체에서 위로를 받고 용기를 얻었는데 이젠 거꾸로가 됐다”며 “제대로 된 기독교의 모습을 찾고자 하는 양심의 작은 몸부림이 ㅎ 목사를 검찰에 고발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교회 태원석 부목사는 “일부 교인들이 전임 목사와 다른 목회 방식에 반발해 ㅎ 목사를 사임시키려 한다”며 “사회법과 교회법에서 결론을 내려 줄 것이니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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