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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11층 영화관-12층 피트니스가 39층 건물 흔들었다?

등록 2011-07-06 20:21수정 2011-07-07 10:01

강변역 테크노마트 입구 통제 대피명령이 내려진 서울 광진구 테크노마트 빌딩으로 연결되는 지하철 2호선 강변역 출입구에서 6일 오후 통행 차단 사실을 모르고 온 시민들이 통제선 앞에 멈춰 선 채 창문 너머를 바라보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강변역 테크노마트 입구 통제 대피명령이 내려진 서울 광진구 테크노마트 빌딩으로 연결되는 지하철 2호선 강변역 출입구에서 6일 오후 통행 차단 사실을 모르고 온 시민들이 통제선 앞에 멈춰 선 채 창문 너머를 바라보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구청 결론 ‘남는 의문’
전문가들 “극히 드문일…역으로 진동 넣어 찾아야”
주민들 “하룻만에 발표…신뢰안가” 여전히 불안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 건물에 대해 한국시설안전공단이 6일 긴급안전점검을 통해 구조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놨지만, 5일 발생했던 위아래 흔들림 현상에 대한 명확한 원인을 찾아내지는 못했다. 입주자들과 인근 주민들은 일단 안도하면서도 불안감을 떨쳐내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 원인은 여전히 미스터리 시설안전공단 조사팀은 긴급안전점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지반침식이나 용도변경에 의한 진동 가능성은 배제했다. 이번 조사 책임을 맡은 박구병 시설안전공단 건축실장은 “건물 설계상 2.5m 규모의 단단한 암반 위에 건물 기초가 올려져 있어 지반침식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4개 층에서 총 8차례에 걸쳐 용도변경이 일어났지만 안전을 침해할 정도로 구조적 변경을 하거나 기둥을 제거한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공단 쪽은 대신 판매동 11층의 4디(D) 상영관(의자가 움직이거나 바람을 불게 하는 등의 효과를 통해 영화 속 장면을 실제로 체험하듯 즐길 수 있는 상영관)과 사무동 12층의 피트니스센터 러닝머신 등에서 일어난 진동에 의한 공명으로 흔들림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러한 결론에 대해 전문가들은 공명으로 인한 진동이 발생할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여러 가지 의문점을 제기했다.

서울 광진구 테크노마트 빌딩에서 안전진단을 실시한 한국시설안전공단 직원들이 6일 오후 건물통제 해제 여부를 논의하려고 테크노마트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서울 광진구 테크노마트 빌딩에서 안전진단을 실시한 한국시설안전공단 직원들이 6일 오후 건물통제 해제 여부를 논의하려고 테크노마트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신영수 이화여대 교수(건축학)는 “예를 들어 평상시에 러닝머신 10개를 돌리다가 어느 날 20개를 돌렸다면 진동 주파수가 평소와 다르게 나타나는데, 이게 자연스럽게 발생한 건물내 진동 주파수와 같게 되면 흔들림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그런 일은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흔들림 현상이 발생할 당시, 4디 상영관에서는 영화가 상영되지 않았으며 피트니스센터 이용객도 50명 안팎이었다. 신 교수는 “원인을 전반적으로 찾아내기가 힘들어, 지금은 역으로 진동을 넣어서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운영위원인 민범기 건축사는 “진동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모르지만, 흔들림을 발생시킬 개연성이 아주 없지는 않다”며 “이 건물은 철골구조로 진동을 잘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 위원은 “약식조사를 했을 텐데 용도변경이 구조적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단정지을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최창식 한양대 교수(건축공학)도 “4디 상영관과 피트니스센터의 진동이 흔들림을 유발했을 개연성을 배제하기 힘들다”면서도 “건물의 형상이나 진동이 발생한 위치 등을 고려해 보면, 그 이유만으로 설명하기는 부족한 부분이 보인다”고 말했다.

■ 인근 주민들 불안감은 여전 테크노마트 입주 업체 직원들과 인근 주민들은 안전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에 안도하면서도 여전히 불안감을 내비쳤다. 5일 오전 10여분에 걸친 진동을 느꼈다는 입주 업체의 한 직원은 “내일부터 정상 출근이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아직 원인이 뚜렷하게 밝혀진 게 아니기 때문에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안전점검을 계속 진행한다고 하니 그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테크노마트 인근 현대아파트 주민인 주부 김아무개(56)씨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하루 만에 발표한 결과라 선뜻 신뢰가 가지 않는다”며 “아무래도 테크노마트 입주 매장보다는 다른 곳에서 물건을 살 것 같다”고 말했다.

■ 입주 상인들 분통 테크노마트 입주 상인들은 이날 대피명령 해제를 환영했지만, 앞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들까봐 노심초사했다. 건물 6층에서 휴대전화를 판매하는 이기훈씨는 “아무래도 손님이 줄어들 것 같아 걱정”이라며 “이곳 상인들 모두 테크노마트를 떠날 수 없는 만큼 판매 경쟁력을 더 갖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9층 식당가 한 식당 주인은 “업체들은 이제 망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일부 상인은 이번 구청의 대피명령이 성급한 판단이었다고 비판했다. 최원식(42) 테크노마트 총상우회장은 “프라임산업은 관리에 소홀했고, 구청은 너무 성급하게 판단해 대피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진구청 쪽은 “흔들림이 발생했을 당시 건물 내에 있던 시민 200~300명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상황이었다”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조처였다”고 설명했다. 박태우 이충신 박현정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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