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버스’를 타고 부산에 온 노회찬 진보신당 전 대표가 10일 새벽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로 향하다 얼굴에 경찰이 쏜 최루액을 맞은 뒤 물로 씻어내고 있다. 부산/류우종 기자
병원 신세, 경찰 연행, 최루액 목욕….
‘희망버스’ 참가자들에 대한 경찰의 강경 진압은 시위에 힘을 싣고자 동참한 정치인들도 비켜가지 않았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10일 새벽 0시께 경찰이 분사한 최루액이 눈에 들어가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었다. 이 대표는 주위 도움을 받아 종합병원 응급실로 옮겨졌고 안구 세척 등 치료를 받은 뒤 3시간 만에 현장으로 되돌아왔다. 이 대표는 트위터에 “최루액이 눈에 들어가 한동안 눈을 못 떴다. 병원에서 세척하고 나왔는데 계속 아프다”고 적었다.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는 한나절 경찰서 신세를 졌다. 이날 새벽 2시40분께 다른 시위 참가자 11명과 함께 부산 금정경찰서로 연행된 심 전 대표는 도로 점거 및 야간 행진 등의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는 오후 3시께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아직 경찰서에 붙잡혀 있다. 잠도 못 잤고 씻지도 못했다”며 “(다른 경찰서에 연행된 이들과) 다 같이 검찰 지휘를 받느라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행된 분들 격려 방문은 많이 했지만, 직접 연행돼 경찰 조사를 받는 것은 15년 만인 것 같다”고 했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과 노회찬 진보신당 전 대표도 경찰의 최루액 세례를 맞았다. 두 사람은 각각 트위터에 “수십년 만에 최루액을 맞았다. 이게 민주경찰의 모습인가. 의원한테 이러는데 일반 시민에게야 오죽하겠는가”(정동영), “물대포 최루액으로 목욕을 하니 숨이 막히고 온몸이 불에 덴 듯 고통스럽다”(노회찬)고 적었다.
이들 외에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도 현장에 있었다. 야권 정치인들은 경찰의 진압 당시 시위대 맨 앞줄에 서 있었다고 시위 참석자들이 전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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