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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독성물질 든 최루액을 노약자·여성에 쏴…유해성 논란

등록 2011-07-11 19:40수정 2011-07-12 10:05

길바닥에 최루액 ‘줄줄’=경찰이 지난 10일 ‘2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해산시킨 뒤 진압에 사용한 최루액을 길에 버리고 있는 사진이 트위터에 올라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당일 현장에 동원된 물포 중 1대가 집회상황이 끝난 후 서울로 복귀하기 위해 최루액 밸브와 색소밸브를 잠그고 물탱크에 남아있는 맹물을 버리려고 하던 중 노즐에 남아 있던 색소섞인 최루액이 흘러나왔다”며 “(방류를) 즉시 중단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트위터 @assa76 갈무리
길바닥에 최루액 ‘줄줄’=경찰이 지난 10일 ‘2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해산시킨 뒤 진압에 사용한 최루액을 길에 버리고 있는 사진이 트위터에 올라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당일 현장에 동원된 물포 중 1대가 집회상황이 끝난 후 서울로 복귀하기 위해 최루액 밸브와 색소밸브를 잠그고 물탱크에 남아있는 맹물을 버리려고 하던 중 노즐에 남아 있던 색소섞인 최루액이 흘러나왔다”며 “(방류를) 즉시 중단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트위터 @assa76 갈무리
경찰, 희망버스에 무차별 살포
희망버스 참가자들 ‘고통’
“화상 입은 듯 뜨거웠다”
“아파서 눈 뜰 수도 없어”
“그래도 3차버스 곧 출발”

경찰 “무해한 제품 쓴다”
전문가 “안전성 검증안돼”

경찰이 지난 10일 새벽 ‘2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에게 물대포와 최루액을 무차별 살포한 사실을 두고 “야간에 노약자·여성·장애인 등이 섞여 있는 불특정 다수에게 최루액을 살포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날 경찰이 쏜 최루액에 맞아 상당한 고통을 겪었다는 시민들은 “무장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최루액을 사용하는 것은 심각한 폭력”이라며 반발했다. 서울에서 참가한 직장인 소아무개(40·여)씨는 “얼굴에 최루액을 맞아 한동안 눈을 뜨지 못할 정도로 따끔거렸고 발에도 오늘까지 따끔거리는 통증이 남아 있다”고 11일 말했다. 그는 “단지 길을 열어달라고 한 것뿐인데 최루액을 사용한 사실에 아직도 화가 나고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생 곽아무개(21)씨도 “얼굴과 팔과 목에 최루액을 맞았다”며 “경찰 진압 과정에서 넘어졌는데, 바닥에 뿌려져 있던 최루액이 온몸에 묻어 화상을 입은 것처럼 뜨거웠다”고 토로했다. 시민단체 활동가 정아무개(27·여)씨도 “얼굴과 팔다리에 최루액을 맞았는데 피부가 붉게 부어오르고 하루 종일 화끈거렸다”고 했다. 10대인 정아무개(17)양은 “얼굴과 눈에 맞는 순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아파서 눈을 제대로 뜨지 못했다”며 “햇볕에 노출되니까 팔 전체에 붉은 자국이 생겼다”고 말했다.

반면 경찰청은 이날 “경찰이 사용한 최루액은 디클로로메탄이 함유돼 있지 않은, 인체에 무해한 제품”이라고 밝혔다. 발암물질로 규정된 디클로로메탄이 들어 있는 최루액은 2009년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파업 당시 경찰이 사용해 논란이 인 바 있다. 경찰은 “디클로로메탄이 함유된 최루액은 지난해 10월 전량 수거했고, 지금은 영국·독일 등에서 사용하는 ‘파바’(PAVA30)라는 제품을 쓴다”고 해명했다. 경찰이 밝힌 파바는 스위스의 시위진압장비 제조회사에서 만든 것으로, ‘노니바마이드’(Nonivamide)와 ‘프로판-2-올’ 등의 성분이 들어 있다. 노니바마이드는 매운맛을 내는 캅사이신과 유사한 합성물질이다.

이에 노동환경보건연구소 최인자 팀장은 “주성분인 노니바마이드는 아직까지 암 유발이나 생식독성이 확인되지는 않았다”면서도 “호흡기와 피부에 노출될 경우 자극이 있는 급성 독성을 보이며, 특히 눈과 접촉하면 심각한 자극성을 띤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니바마이드는 살충제의 여러 성분 중 한 성분으로도 쓰이는 물질로 고농도로 사용할 경우 인체에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도 “노니바마이드는 데이터가 부족해 인체 영향이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드러난 증상만으로도 인체에 유해하다”며 “보호장비가 없는 불특정 다수에게 무차별로 살포한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은 최루액을 거리에 방류했다는 비판을 두고는 “집회 뒤 물탱크에 있던 맹물을 버리다 노즐 속에 남아 있던 색소 섞인 최루액이 20리터 정도 흘러나와 즉시 중단했다”며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이후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이날 아침 7시 부산 영도구 봉래동 로터리에서 ‘2차 희망의 버스 경찰 탄압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의 강경진압을 규탄하고 곧 3차 희망버스를 출발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승준 이충신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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