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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테크노마트 진동 “피트니스 태보운동 탓”-“강도 낮아 의문”

등록 2011-07-19 21:28수정 2011-07-20 10:56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에서, 건물이 흔들린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공개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시연방법은 12층 헬스클럽에서 사람들이 태보를 하면서 생기는 진동을 38층에서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공동취재사진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에서, 건물이 흔들린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공개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시연방법은 12층 헬스클럽에서 사람들이 태보를 하면서 생기는 진동을 38층에서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공동취재사진
건축학회 재연실험서 확인
“뜀뛰기-건물 주파수 일치 상층부 공진현상 일어나”
바람탓 주장 전문가들
진단 결과에 의문 제기 내부 사람 체감도 차이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 건물(지상 39층, 지하 6층)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있는 대한건축학회는 지난 5일 10여분 동안 발생한 흔들림 현상은 당시 피트니스센터에서 단체로 했던 ‘태보’(태권도와 권투동작을 합친 에어로빅 댄스) 때문인 것으로 잠정결론을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건축주인 프라임산업과 대한건축학회는 이날 오후 원인 규명 설명회를 열고 “사무동 12층에 위치한 피트니스센터에서 회원들이 단체로 했던 태보 운동에서 나오는 진동수가 건물 고유의 연직(수직)방향 진동수와 일치해 ‘공진현상’이 일어나 상층부가 흔들린 것으로 추정한다”고 발표했다. 공진현상이란 건물의 고유한 진동수와 건물 내·외부 흔들림 진동수가 일치해 진동이 가진 에너지가 증폭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증폭된 에너지가 건물 내부의 사람들에게 가속도 형태로 전달됐다는 설명이다.

[%%HANITV1%%]

학회는 이날 건물 고유의 연직방향 진동수인 2.7㎐(헤르츠)가 나타날 수 있는 규칙적인 뜀뛰기 동작이 들어간 태보 운동을 시연해 보였다. 남녀 23명이 12층 피트니스센터에서 뜀뛰기 동작을 지속하자 38층에서는 책상 위 화분 나뭇잎이 흔들릴 정도의 흔들림이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이동근 성균관대 교수(건축공학)는 “흔들림이 일어난 날은 새로 온 강사가 평상시보다 훨씬 큰 강도로 운동을 시켰고, 바닥판을 강하게 치는 동작 세 가지가 지속적으로 반복됐다”며 “이런 상황을 고려해 진동수 2.7헤르츠에 맞추어 뜀뛰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회 쪽은 지난 5일 흔들림을 느끼게 했던 가속도 수준을 6~7gal(갈)로 추측하고 있으며, 이번 시연에서 나타난 가속도는 최대 7갈이라고 밝혔다. 이동근 교수는 건물 붕괴 위험성과 관련해서는 “태보 운동으로 인한 흔들림 현상으로 건물 입주자들이 생활하는 데 불편을 겪기는 하겠지만, 안전성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12층 인접층이 아닌 20층 이상 고층에서만 사람들이 흔들림을 느낀 부분에 대해, 조사팀을 이끌고 있는 정란 단국대 교수(건축공학)는 “공진으로 에너지가 어느 정도까지 축적되면 상층부로 갈수록 진폭이 더 커진다”며 “12층 아래·위 기둥 모양이 다른데 위쪽이 진동에 더 약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지난 5일 발생한 흔들림이 수직진동이냐 수평진동이냐는 논란에 대해 이동근 교수는 “일반인이 수직·수평 진동을 구분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나, 시연으로 느낀 흔들림이 지난번과 비슷하다는 증언이 나왔으므로 당시 흔들림은 수직진동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바람은 수평진동을 일으키므로 지난번 흔들림의 진동원일 가능성이 낮다”며 “많은 분들의 의구심을 풀기 위해 정밀진동해석, 태풍 때 풍진동 계측 등 여러가지 작업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5일 흔들림을 경험했던 사무동 상층부 입주자들은 이날 시연 결과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37층에 근무하는 조아무개씨는 “태보 시연 시작 뒤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5일과 비슷한 흔들림을 4번 정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나 34층에 근무하는 한 직장인은 “상하로 약간 흔들린 것 같지만 지난번 흔들림과는 달랐다”고 설명했다.

조사팀은 잠정결론을 내렸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바람에 의한 흔들림 가능성을 주장해온 김영문 전북대 교수(건축공학)는 “5일에는 사람들이 대피할 정도의 진동이 10여분간 지속됐는데, 이번 시연 결과로 발생한 흔들림이 당시 그 강도였는지 의문”이라며 “2.7헤르츠에서 일어난 공진이라면 10여분간 흔들림이 지속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최창식 한양대 교수(건축공학)도 “태보 운동에 의한 공진 가능성이 있지만, 원인이 그 한가지였다면 예전에도 공진이 있었을 가능성이 큰데 평소엔 그런 이야기가 없었다”며 “기계나 엘리베이터, 주변 지하철이 발생시키는 진동 등 다른 요인에 대해서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피트니스센터 관계자는 “5일에는 태보를 한 17명 모두 여자였는데, 이번 시연에서는 남자가 포함됐고 그 인원수도 23명으로 늘었다”며 당시 상황이 정확하게 재연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박현정 이충신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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